'1월엔 무명-12월엔 AG 金에 전북 No.10' 2023년, 인생 바꾼 박재용 [스한 위클리]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이 선수만큼 2023년이 드라마틱했던 인물이 있을까. 1월만 해도 기자들조차 모르는 무명의 선수였으나 2023년 마무리가 되는 지금, 그는 K리그 최다 우승팀에서 에이스 등번호 10번으로 활약하고 있다. 심지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며 어린 나이에 병역 특례까지 받아 차기 국가대표를 이끌어갈 선수로 기대 받고 있다.
그의 이름은 전북 현대 공격수 박재용(23). 2000년생 용띠인 그는 누구보다 2024년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가 잠용에서 벗어난 해였다면 '용의 해'인 2024년 자신의 해로 만들어 진정한 대한민국 축구의 용으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는 그를 스포츠한국이 만나 소회를 들어봤다.
▶엘리트 코스 탈락, 노력으로 기회를 잡다
박재용은 수원 삼성 산하의 매탄중학교 출신이다. 하지만 동기 8명 중 유일하게 매탄고등학교 진학에 실패했다. 이후 안양공고에 진학했고 동기들은 프로에 데뷔할 때 인천대학교로 진학했다. 일반적으로 대학교 2학년까지 프로에 가지 못하면 많은 대학 선수들이 축구를 그만두는 현실 속에서 박재용은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뒤늦게 FC안양에 입단하며 프로선수의 꿈을 이뤘다.
"매탄중 시절 대부분의 경기에서 나오지 못했다. 가족들이 모두 왔는데도 벤치만 지키고, 매탄고 진학도 불발됐을 때는 정말 매일 밤을 울었다. 그리고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매일같이 노력했다. 일반적으로 '한탕(2~3시간 가량 운동)'을 하는 선수들이 많지만 나는 매일 '세탕'은 운동했다. 새벽과 저녁에 따로 피지컬과 슈팅 훈련을 했고 많은 선수들이 포기하는 대학 3학년 때도 축구를 포기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인터뷰 도중 현재 전북의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자신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뭔지를 묻자 "훈련 그만해라"라는 말이라고. 그만큼 전북에서도 개인 훈련을 워낙 많이 해서 코치진이 뜯어말릴 정도로 향상심이 남다른 박재용이다.
그는 우여곡절 속 지난해 프로에 데뷔하며 21경기 2골을 기록했다. 나름 무난하게 프로 진출에 안착한 것처럼 보였지만 박재용은 2023시즌을 안양에서 후보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4월 안양의 핵심 공격수 조나탄의 음주 운전으로 인한 퇴출로 그에게 주전 기회가 찾아왔다. 강도 높은 개인 훈련으로 동계 때부터 워낙 몸을 잘 만들어놨던 박재용은 조나탄 퇴출 후 첫 경기인 부천FC전에서 선발로 나와 2골을 넣었고, 이후에도 출전하며 18경기 6골을 기록했다. 기회는 준비하는 자에게 찾아왔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박재용이다.
이런 박재용을 눈여겨보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전북의 박지성 테크니컬 디렉터와 황선홍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감독이었다.
▶황선홍 리더십, 금메달 딸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한 번도 연령별 대표에 소집된 적 없던 박재용은 갑자기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한다. 당시 무명의 박재용이 소집되자 여론은 좋지 않았고 6월 중국 원정에서 부진한 성적(1승1패)을 거두며 황선홍 감독에 대한 비난은 극에 치달았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황 감독은 선수들에게 "모든 책임은 너희가 아닌 내가 진다. 여론이 욕하는 건 나한테 욕하는 거다. 너희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못 따면 내가 욕먹는 거다. 욕은 내가 먹을 테니 너희는 내가 시키는 걸 경기장에서만 보여줘라.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내가 너희들을 믿어서 뽑았고 너희는 나만 믿어주면 된다"고 말을 했다고.
"그 순간 선수들의 표정을 보니 '이건 금메달이다' 싶더라. 선수들이 결의가 보이더라. 그리고 감독님이 '여러분들 댓글 보지 말고 나만 믿어, 나만 봐. 외적인건 다 내가 안고 갈 테니까 내 말대로만 경기장에서 해줘. 안되면 내가 옷을 벗을게'라고 얘기해주는데 어떤 선수가 동기부여가 되지 않겠나."
레전드 스트라이커인 황선홍 감독에게 스트라이커로써도 정말 많은걸 배웠다고. 황 감독은 박재용에게 "내가 너를 뽑은 것에 논란이 많은데 내가 욕먹어야지 왜 너가 욕을 먹냐. 널 뽑은 건 나고, 모든 욕은 내가 먹겠다. 널 믿어서 뽑았고 네가 필요해서 뽑은 거다. 너를 면밀히 지켜봤다"고 개별 면담에서 말해줬고 박재용에게 스트라이커로써 갖춰야 할 자질, 마음가짐 등을 알려줬다고 그는 전했다.
아시안게임에서 골을 넣으며 활약한 박재용은 금메달의 순간에 대해 "시상식 날 비가 오는데 하늘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더라"며 "주전 경쟁 같은 건 없었다. 모두가 금메달을 바랬고 주전이든 후보든 간절하게 금메달만 바라보며 한마음이 됐기에 가능했던 우승"이라고 말했다.
▶반등할 전북, '용의 해' 국가대표까지 꿈꾼다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K리그 최다 우승팀인 전북 현대로 이적한 박재용. 박재용이 기록한 10억원 이상의 이적료는 안양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였다. 덴마크로 떠난 안양 선배인 조규성의 No.10을 물려받은 박재용은 전북 현대에서 4골을 넣으며 2023년 총 10골을 기록했다.
"물론 전북은 올 시즌 10여 년간 가장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저 역시 중간에 합류했지만 아쉬운 성적에 책임이 없는 건 아니라는 걸 안다. 하지만 시즌을 마치며 선수단 모두 올해를 반복하지 말자고 굳게 다짐했다. 달라질 2024시즌의 전북을 기대해달라."
2024년은 용의 해다. 마침 이름에도 '용'이 들어가는 박재용은 2000년생 용띠로 용의 해를 맞이한다. 그에게 2023년은 어떤 해였고 2024년은 어떤 해가 되고 싶을까.
"돌이켜보니 1월 달의 나와 12월의 나는 완전히 달라졌다.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K리그 최다우승팀 10번 공격수를 꿈에서도 꿔보지 못했는데 그 모든 것을 현실에서 이뤘던 2023년이다. 2024년도 2023년만큼 극적이고 꿈같은 '용의 해'를 만들어보겠다. 또 아나. 2024년 A대표팀에서 뛰고 있을 박재용이 있을지. 2023년을 통해 제가 의도한다고 일이 풀리는 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 2024년 전북에서 내가 맹활약하고 있다면 또 알까. 어떤 일이 벌어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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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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