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앞으로 다가온 대만 총통 선거…거세지는 中 압박

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2023. 12. 23.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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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中 대만 화학제품에 관세 부과해 경제적 압박 나서
"민진당 후보가 전쟁위기 몰아넣어" 불안심리 자극
대만 농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해제하며 유화책도
대만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 후보(오른쪽)와 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 연합뉴스

대만 총통 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독립성향의 집권여당 민진당의 재집권을 막으려는 중국이 대만을 향해 강온전략을 구사하며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 20일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12개 대만산 화학제품에 대해 내년 1월 1일부터 관세 감면을 중단하고 현행 규정에 따른 세율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과 대만은 지난 2010년 체결된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따라 2013년 1월부터 대만산 267개, 중국산 539개 품목을 '조기 자유화' 품목으로 지정해 무관세 혜택을 적용해왔다.

관세세칙위원회는 "이번 조치는 대만이 중국 본토 제품들의 수입을 일방적으로 금지하거나 제한한 데 따른 것"이라며 그 책임이 대만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조치에 앞서 중국 상무부는 2천여개의 중국산 품목에 대한 대만의 수입 금지 조치가 무역 장벽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조사 결과를 지난 15일 발표했다.

대만 북부 지룽 항구. 연합뉴스


이날 중국 상무부는 "대만의 중국산 제품 수입 규제가 '무역 장벽'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는데, 대만 제품에 대한 관세 감면 중단은 이런 조사결과에 따른 보복조치로 풀이된다.

당장, 대만 정부는 물론 집권여당 민진당도 반발했다.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 후보 측은 "대만 총통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이런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만 집권여당을 겨냥한 중국의 경제적 압박은 선거를 앞두고 점점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중국은 민진당이 재집권할 경우 전쟁으로 이어질 수있다며 불안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21일 민진당 라이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그의 도발적인 발언은 대만을 전쟁 위기로 몰아넣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도 "대만 독립은 전쟁을 의미하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그 활동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민중의 이익에 대한 최대의 위협"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대만 언론 타이베이타임스은 최근 중국이 자국산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통해 대만 젊은이들에게 "민진당에 투표하면 전쟁으로 이어지고 젊은이들은 전쟁터에 나가야 한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공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은 이런 압박과 동시에 유화책 역시 구사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2일 발암물질 검출을 이유로 1년 6개월 동안 수입을 중단했던 대만산 우럭바리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전쟁'을 언급하던 주펑롄 대변인도 이날 만큼은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한 양안(중국과 대만)은 한 가족"이라며 "가족 일은 쉽게 논의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달 초에는 역시 수입이 금지됐던 대만산 열대과일 파인애플석가 수입을 재개한 바 있는데 이런 일련의 조치는 민진당의 지지세가 강한 대만 남부 지역 농어민의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30%를 넘어 40%에 육박하고 있고, 많은 대만인들이 중국과의 무역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강온전략은 총통 선거에 나서는 대만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왼쪽ㅂ부터 허우유이(국민당)·라이칭더(민진당)·커원저(민중당) 총통 후보. 연합뉴스


한편, 대만 인터넷 매체 '미려도전자보'가 지난 19~21일 20세 이상 성인 1,4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진당 라이 총통 후보는 37.3%, 친중 성향의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는 33.4%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라이 후보와 허우 후보의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에서 박빙을 기록하고 있으며, 중립성향의 민중당 커원저 후보는 두 후보와 10%p 이상의 격차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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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jsl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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