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불 지핀 '세대 교체'... 86세대 청산, 2030 표심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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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카드로 '세대 교체'를 띄우고 있다.
1973년생인 그를 앞세워 더불어민주당 주류인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와 상반되는 극적 효과를 내려는 것이다.
반면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은 줄곧 86세대와 각을 세워왔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은 "말로 하는 프레임 싸움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향후 당직 인선이나 공천을 통해 세대교체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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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론 부각 통해 떠나려는 이준석 지지층 붙잡기
민주당은 "검경특별수사본부" "한동훈은 장세동" 맞불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카드로 '세대 교체'를 띄우고 있다. 1973년생인 그를 앞세워 더불어민주당 주류인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와 상반되는 극적 효과를 내려는 것이다. 탈당을 앞둔 이준석 전 대표 지지층의 표심을 흡수하려는 계산도 깔렸다. 내년 총선 프레임을 여당에 불리한 '정권 심판론'에서 '미래와 젊음'으로 바꾸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윤재옥 "한동훈, 86 운동권 정치 물리칠 잠재력"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정치는 지금 86 운동권 출신이 주도하는 진영 정치와 팬덤 정치, 그로 인한 극한 정쟁으로 질식 상태에 빠져 있다"면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는 젊음과 새로움으로 우리 정치에서 수십 년 군림해온 운동권 정치를 물리치고 탈진영 정치, 탈팬덤 정치 시대를 열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도 같은 맥락에서 "독재 시대가 오래전 끝났는데도 여전히 과거팔이만 하는 '586정당' 민주당을 더 젊고 참신한 70·80·90년대생 '789 정당'이 심판하자"며 비상대책위원 전원을 70년대 이후 출생자로 채우자고 제안했다.
86세대는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수혈한 젊은 인사들을 일컫는다. 이후 민주당 주류로 입지를 굳혔지만 20년이 지나면서 기득권, 고인 물이라는 비판이 무성하다. 86세대 맏형 격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등 혐의로 최근 구속되며 '86세대 용퇴론'이 재차 부각됐다.
반면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은 줄곧 86세대와 각을 세워왔다. 세대교체 구도로 총선을 치를 적임자인 셈이다. 지난달 송 전 대표가 한 전 장관을 "어린놈"으로 지칭해 논란이 일었는데, 이에 한 전 장관은 "송 전 대표 같은 사람들이 어릴 때 운동권 했다는 것 하나로 사회에 생산적인 기여도 별로 없이 자그마치 수십 년간 자기 손으로 돈 벌고 열심히 사는 대부분 시민들 위에 도덕적으로 군림했다"고 응수했다.
세대론 부각 통해 떠나려는 이준석 지지층 붙잡기
여당 의도대로 '세대론'이 부각되면 이준석 전 대표를 지지하는 2030세대 남성의 표심을 붙잡는 데 한결 용이할 수 있다. 한 전 장관은 이 전 대표보다 열두 살 위이지만, 능력주의를 강조하고 토론에 능하다는 점에서 2030의 지향점과 맞아떨어진다. 이와 관련 윤 권한대행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 지지층 외에 청년층과 중도층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한동훈 비대위원장 추대는) 보다 젊은 정당, 보다 포용적인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의 표명”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검경특별수사본부" "한동훈은 장세동" 맞불
야당은 곧바로 맞불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국민의힘 '투 톱'인 한동훈-윤재옥 조합이 각각 검사와 경찰 간부 출신이라는 점을 겨냥해 '검경합동수사본부'를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심지어 윤 대통령과 한 전 장관의 관계를 전두환 전 대통령과 장세동 경호실장의 관계에 빗댔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은 "말로 하는 프레임 싸움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향후 당직 인선이나 공천을 통해 세대교체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배시진 인턴 기자 baesijin12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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