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디자인의 도(道)를 깨우치다 [책과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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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는 무엇에서 영감을 얻을까.
한국 자동차 디자인의 거장이 펴낸 책 '꼴, 좋다!'에는 여러 해 동안 자연에서 수집한 디자인 아이디어가 차고 넘친다.
저자는 자연 속에서 벌레들이 갉아먹어 생긴 죽은 나무 밑동의 흔적을 한 장의 그림처럼 감상하기도 하고, 마호가니의 썩은 속 부분을 긁어내 미니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터널로 만들어 보기도 한다.
'모든 디자인이 자연으로부터 왔고, 미래의 디자인도 자연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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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는 무엇에서 영감을 얻을까. '우리나라 1세대 자동차 디자이너' 박종서에게는 '자연'이다. 어릴 적부터 자연에서 뛰놀면서 동식물을 보고 만지며 자란 그는 자연에서 모든 디자인의 이치를 깨쳤다고 한다. 자동차는 물론 제대로 된 산업 시설도 드물었던 1970년, 자동차 업계에 뛰어들어 25년 동안 티뷰론, 쏘나타, 싼타페, 아반떼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자동차를 디자인할 수 있었던 것도 다 그 덕분이란다.
한국 자동차 디자인의 거장이 펴낸 책 '꼴, 좋다!'에는 여러 해 동안 자연에서 수집한 디자인 아이디어가 차고 넘친다. 저자는 자연 속에서 벌레들이 갉아먹어 생긴 죽은 나무 밑동의 흔적을 한 장의 그림처럼 감상하기도 하고, 마호가니의 썩은 속 부분을 긁어내 미니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터널로 만들어 보기도 한다. 깨진 장독 조각들을 모아서는 프랑스 성당 벽에서 만난 프레스코화를 모자이크 작품으로 재현하기도 한다.
책에는 저자가 자연에 할애한 시간이 사진과 스케치로 빼곡히 담겼다. 저자가 덧붙인 짤막한 설명을 읽으며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자연스레 그의 디자인 철학을 이해하게 된다. '모든 디자인이 자연으로부터 왔고, 미래의 디자인도 자연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저자의 스케치와 작업물,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보지 못했던 동식물의 사진 자료를 보는 시각적 재미가 상당하다. 한가롭게 자연에 머물며 그곳에서 떠올린 아이디어를 스케치북에 옮겨 보고 싶은 사람은 비단 저자만은 아닐 것이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자연 속으로 들어가 부지런히 눈과 손을 움직여 보고 싶다는 충동이 이는 책이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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