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크라 간접 지원하나… 美에 패트리엇 완성품 수출

유재인 기자 2023. 12. 23.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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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상무기 완제품 첫 수출’ 논란

일본 정부가 자국에서 생산한 지대공(地對空) 미사일 ‘패트리엇’을 미국에 수출하기로 22일 결정했다. 일본이 살상 능력이 있는 완제품 무기 수출을 결정한 것은 처음이라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 패트리엇은 미국이 개발한 미사일로 일본은 미국에 특허료를 내고 자국(自國) 방어를 위한 제품만 만들어 써 왔다.

/위키미디어

교도통신·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각의(국무회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통해 무기 수출 제한 규정을 담은 ‘방위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 지침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이전까지 미국에 특허료를 내고 생산한 방위장비의 부품만 수출 가능했던 일본은 앞으론 완성품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일본 언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결정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첫 수출은 패트리엇”이라고 전했다. 지침 개정 후에도 미사일 등 살상 능력이 있는 무기와 탄약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한 나라가 이를 우크라이나 등 전투가 진행 중인 다른 국가로 옮기는 것은 금지된다. 하지만 미국이 패트리엇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후 일본으로부터 공급받은 패트리엇을 재고 보충에 활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는 한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미국·폴란드 등을 통해 포탄을 ‘우회 지원’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이날 결정은 법이 아닌 지침 개정이어서 국회 심의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이뤄졌다. 아사히신문은 “미국과의 군사 동맹 강화 등의 목표엔 부합하겠지만 무기 수출은 헌법에 명시된 ‘평화 국가’의 이념을 희미하게 할 것”이라며 “일본 안보 정책의 근간과 관련된 사안임에도 정부 및 여당 관계자들이 국민과 이를 폭넓게 논의하려는 자세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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