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처럼 땅속 깊은 곳 데워 병해충 없앤다
[앵커]
같은 땅에 같은 작물을 계속 심을 때 수확량과 품질이 모두 떨어지는 '연작장해' 현상은 농가의 오랜 골칫덩어리로 꼽히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전자레인지의 원리로 땅속 병해충을 없애고 토양의 질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동은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나라 대표 농산물로 꼽히는 인삼.
전국적으로 널리 재배되지만, 한 번 수확한 땅에는 10년 동안 다시 심을 수 없습니다.
같은 밭에 같은 작물을 연이어 심으면 수확량과 품질이 모두 떨어지는 '연작장해'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땅속에 생긴 병해충인데, 농약 외에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었습니다.
[이흥식 / 농림축산검역본부 농업연구관 : 외국에서 새로운 침입 해충이 들어오거나 침입 병이 들어와서 토양에 누적 피해를 일으켜서 농작물이 연작을 계속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에 그것을 위한 방제가 꼭 필요한 상황이고….]
국내 연구진이 전자레인지에 쓰이는 마이크로파로 땅속을 가열해 병해충을 없애는 데 성공했습니다.
연구팀은 마이크로파를 쪼일 때 안테나 벽에 반사된 뒤 나가도록 만들어 전자기파가 퍼지지 않고 모여서 깊은 곳까지 들어갈 수 있게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표면뿐 아니라 땅속 30cm 이상까지도 높은 온도로 가열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병균이 죽는 온도인 80℃ 이상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땅 위에서 마이크로파를 쪼이자 30cm 아래에 넣어 둔 개미가 모두 죽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정순신 / 한국전기연구원 박사 : 기존 국내외 기술의 깊이 10cm에 비해 3배 이상인 세계 최고수준의 결과입니다. 땅속 30cm 이상 가열하면 일상적인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토양 병해충을 실질적으로 방제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농약을 쓰지 않고 병해충을 제거해 잔류농약이나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없습니다.
또 땅속 세균을 한 번에 없앨 수 있어 다음 재배 작물에 따라 맞춤형으로 토양의 양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땅속 깊은 곳을 수백 ℃까지 높은 열로 가열할 수 있는 만큼 겨울철 블랙아이스를 없애거나 아스팔트 도로의 균열을 보수하는 데도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YTN사이언스 이동은입니다.
YTN 이동은 (d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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