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절대 강자’ 없는 부산, 후보들 공천 물밑 경쟁 가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산의 공천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특히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의원의 서울 종로 출마 선언 등 국민의힘 소속 중진 의원들이 잇따라 지역구를 내놓으면서 ‘빈자리’를 차지하려는 여야 후보들의 물밑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대통령실 참모 등 친윤계 인사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지면서 기존 현역 의원들과 공천을 놓고 사활을 건 맞대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지에선 여야 모두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부산·경남(PK) 지역의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각 세력의 각축전이 그 어느 총선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장 3선인 장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사상구에선 여야 가리지 않고 하마평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송숙희 전 사상구청장을 비롯해 김대식 경남정보대 총장과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예비후보 3명이 표심을 다지고 나섰다. 지난 총선 때 장 의원과 맞서 5.5%포인트 차이로 패한 배재정 전 의원이 또다시 출사표를 던졌고 신상해 전 부산시의회 의장과 서태경 전 청와대 행정관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하 의원이 서울로 떠난 부산 해운대갑에도 국민의힘 후보들이 몰리고 있다. 박지형 변호사가 일찍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가운데 전성하 부산시 투자유치협력관도 출사표를 던졌다. 현지에선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과 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 이름도 오르내린다. 민주당에선 홍순헌 전 해운대구청장이 본격 선거전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당내 인적 쇄신과 선당후사 목소리가 커지면서 서병수(부산진갑·5선) 의원과 조경태(부산 사하을·5선) 의원, 이헌승(부산진을·3선) 의원 등 국민의힘 현역 중진들의 거취가 어떻게 정리될지도 관심사다. 특히 이들 지역구에선 용산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 이름도 꾸준히 거론돼온 만큼 향후 공천을 둘러싸고 치열한 힘겨루기가 예상되고 있다.
민주당도 “그 어느 때보다 당선 가능성이 커졌다”며 부산 출신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8일엔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시행령에 반발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던 류삼영 전 총경을 전격 영입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재명 대표도 “윤석열 정부의 경찰 장악에 맞서 싸운 인물”이라며 힘을 실었다. 민주당 내에서는 채 상병 사건을 조사한 박정훈 대령을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은숙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부산 전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예비 선거운동을 시작한 건 이번이 처음일 정도로 민주당의 부산 총선 열기는 역대급”이라며 “이번에야말로 한번 싸워볼 만하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원동욱 기자 won.do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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