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담은 월간 다이어리 쓰세요, 인생이 확 바뀝니다
다이어리의 계절, 전문가 솔루션
이들을 향해 ‘대한민국 1호 기록학자’인 김익한 명지대 명예교수(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는 명쾌한 솔루션을 제시한다. “월간 다이어리를 써라.”
김 교수의 설명이다. “기록은 지적 행위라기보다는 습관이다. 연간 다이어리는 365일 날짜가 찍혀 있고 하루 한 쪽만 쓰도록 돼 있다. 그날 일정과 해야 할 일을 쭉 써놓으면 끝이다. 며칠 쓰다 보면 하기로 했던 걸 제대로 못한 걸 발견하고 자포자기 심정이 된다. 다이어리에는 일정과 계획은 기본이고, 자신의 꿈과 그것을 향해 나가는 과정의 느낌·감정 같은 걸 담아야 한다. 언제든지 들춰보고, 반추하고, 씩 웃어도 보고, 너무 사랑스러워서 볼에 비비고 싶은 다이어리로 만들어야 한다.”
김 교수는 ‘문화제작소 가능성들’의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구독자 30만 명인 유튜브 채널 ‘김교수의 세 가지’와 교육 프로그램 ‘아이캔대학’을 운영 중이다. ‘문화제작소 가능성들’에서는 월간 다이어리를 직접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김 교수가 월간 다이어리 사용법을 설명했다. “맨 앞에는 꿈을 적어 놓는다. 이루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언어로 구체화한 ‘자기선언’,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매우 디테일하게 써 놓는 ‘버킷리스트’ 등이 있다. ‘일주일’은 꿈을 이루기 위해 전략적으로 시간을 배치하는 단위다. 일주일 계획에는 ‘해야만 하는 일’ ‘중요한 일’과 함께 ‘하고 싶은 일’이 꼭 들어가야 한다. ‘하루’는 실행력의 시간이다. 하루 계획은 시간대별로 과제를 나열하는 식이 아니다. 시간별로 과제를 정하는 건 진심을 담지 않은 게으른 상상에 불과하다. 하루를 오전, 오후, 저녁 이후로 나눠 한두 가지 정도씩 중요한 일을 정하고 여유를 남겨 놓는 게 좋다.”
하루치 다이어리에는 뭘 쓸까. 한줄 메모 식으로 ‘일상’을 쓴다. 누굴 만났고, 무슨 얘기를 했고, 뭘 먹었고…. 그날이 그날 같지만 적다 보면 조금씩 다른 느낌을 알게 된다. 조금 특별했던 감정, 책이나 유튜브에서 본 좋은 문장, 떠오르는 아이디어 등도 한 줄씩 써 넣는다. 이렇게 하루 30줄을 썼다면 그만큼 다이어리를 폈다는 뜻이다.
자기 전에 그걸 읽어보면 나의 하루가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습관이 되면 하루를 영화처럼 재구성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 꿈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지를 알게 된다. 자존감도 덩달아 커진다.
김 교수는 매주 토요일 오후 5시에 일주일치 다이어리를 다시 본다. 한 주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한 주를 준비하는 그 때가 그에게는 ‘가장 달콤하고 행복한 시간’이다. 매월 말일에는 똑같은 방식으로 한 달을 정리하고 계획한다.
김 교수는 잘못된 메모 습관도 짚어줬다. “사람들은 대부분 ‘잊어버릴 수 있으니까 메모해야지’ 한다. 그런데 기록이라는 건 적어놓고 나중에 보려고 하는 게 아니라 핵심 내용을 기억하기 위한 작업이다. ‘잊어버릴 수 있으니까 기록해 놔야지’ 하면 ‘기억하지 않아야지’ 하는 무의식이 작동하게 된다.”
생각하지 않고 하는 메모, 길게 쓰는 메모도 좋지 않은 습관이다. 또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다이어리를 쓰고 현란한 색깔이나 스티커로 장식하는 것도 본질을 벗어난 행위다.
김 교수는 책을 읽으면서도 메모할 것을 제안한다. 단, 책을 보고 쓰면 안 된다. 50쪽 정도 되는 한 장을 읽은 뒤 떠오른 생각들을 몇 줄 적는다. 이렇게 300쪽 책을 다 읽으면 한두 페이지 정도로 ‘자신이 정리한 책’을 갖게 된다. 이 내용을 자신의 말로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다면 그는 책 한 권을 완전히 씹어서 소화한 것이다.
‘아이캔대학’에서 이 방법으로 공부한 40대 주부는 “내 마음의 키가 쑥쑥 자라서 거인이 된 느낌이었어요. 나는 많이 배우지 못했지만 내 아이는 거인 엄마의 어깨에 올라타 더 넓은 세상을 보게 해 줄 겁니다”라는 소감을 남겼다고 한다. 김 교수의 저서 『거인의 노트』(다산북스) 제목도 여기서 따 왔다. 책은 1년 만에 10만 부 넘게 팔렸다.
김 교수는 “한국 사회가 학력 서열사회, 직종 서열사회로 고착돼 버렸다. 국민의 90%는 ‘내가 좀 무능력하고 지적이지 않고, 공부를 해서 나를 성장시킬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자신을 지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와 실질적 방법이 있다. 그 중심 콘텐트가 메모와 기록이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올바른 메모와 기록을 통해 꿈을 현실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정영재 문화스포츠에디터 jerr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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