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담은 월간 다이어리 쓰세요, 인생이 확 바뀝니다

정영재 2023. 12. 23.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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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의 계절, 전문가 솔루션
김익한 교수가 자신이 대표로 있는 ‘문화제작소 가능성들’에서 만든 월간 다이어리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타성의 자기계발을 하는 10만 네트워크의 운영자’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치밀한 준비를 하고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을 다이어리에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김상선 기자
연말은 ‘다이어리의 계절’이다.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만만찮은 다이어리를 사면서 사람들은 새해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한 달 정도 열심히 쓰다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다. 또 다이어리를 꼼꼼하게 썼는데 삶이 나아지는 것 같지 않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들을 향해 ‘대한민국 1호 기록학자’인 김익한 명지대 명예교수(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는 명쾌한 솔루션을 제시한다. “월간 다이어리를 써라.”

김 교수의 설명이다. “기록은 지적 행위라기보다는 습관이다. 연간 다이어리는 365일 날짜가 찍혀 있고 하루 한 쪽만 쓰도록 돼 있다. 그날 일정과 해야 할 일을 쭉 써놓으면 끝이다. 며칠 쓰다 보면 하기로 했던 걸 제대로 못한 걸 발견하고 자포자기 심정이 된다. 다이어리에는 일정과 계획은 기본이고, 자신의 꿈과 그것을 향해 나가는 과정의 느낌·감정 같은 걸 담아야 한다. 언제든지 들춰보고, 반추하고, 씩 웃어도 보고, 너무 사랑스러워서 볼에 비비고 싶은 다이어리로 만들어야 한다.”

김 교수는 ‘문화제작소 가능성들’의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구독자 30만 명인 유튜브 채널 ‘김교수의 세 가지’와 교육 프로그램 ‘아이캔대학’을 운영 중이다. ‘문화제작소 가능성들’에서는 월간 다이어리를 직접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김 교수가 월간 다이어리 사용법을 설명했다. “맨 앞에는 꿈을 적어 놓는다. 이루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언어로 구체화한 ‘자기선언’,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매우 디테일하게 써 놓는 ‘버킷리스트’ 등이 있다. ‘일주일’은 꿈을 이루기 위해 전략적으로 시간을 배치하는 단위다. 일주일 계획에는 ‘해야만 하는 일’ ‘중요한 일’과 함께 ‘하고 싶은 일’이 꼭 들어가야 한다. ‘하루’는 실행력의 시간이다. 하루 계획은 시간대별로 과제를 나열하는 식이 아니다. 시간별로 과제를 정하는 건 진심을 담지 않은 게으른 상상에 불과하다. 하루를 오전, 오후, 저녁 이후로 나눠 한두 가지 정도씩 중요한 일을 정하고 여유를 남겨 놓는 게 좋다.”

하루치 다이어리에는 뭘 쓸까. 한줄 메모 식으로 ‘일상’을 쓴다. 누굴 만났고, 무슨 얘기를 했고, 뭘 먹었고…. 그날이 그날 같지만 적다 보면 조금씩 다른 느낌을 알게 된다. 조금 특별했던 감정, 책이나 유튜브에서 본 좋은 문장, 떠오르는 아이디어 등도 한 줄씩 써 넣는다. 이렇게 하루 30줄을 썼다면 그만큼 다이어리를 폈다는 뜻이다.

자기 전에 그걸 읽어보면 나의 하루가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습관이 되면 하루를 영화처럼 재구성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 꿈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지를 알게 된다. 자존감도 덩달아 커진다.

김 교수는 매주 토요일 오후 5시에 일주일치 다이어리를 다시 본다. 한 주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한 주를 준비하는 그 때가 그에게는 ‘가장 달콤하고 행복한 시간’이다. 매월 말일에는 똑같은 방식으로 한 달을 정리하고 계획한다.

김 교수는 잘못된 메모 습관도 짚어줬다. “사람들은 대부분 ‘잊어버릴 수 있으니까 메모해야지’ 한다. 그런데 기록이라는 건 적어놓고 나중에 보려고 하는 게 아니라 핵심 내용을 기억하기 위한 작업이다. ‘잊어버릴 수 있으니까 기록해 놔야지’ 하면 ‘기억하지 않아야지’ 하는 무의식이 작동하게 된다.”

생각하지 않고 하는 메모, 길게 쓰는 메모도 좋지 않은 습관이다. 또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다이어리를 쓰고 현란한 색깔이나 스티커로 장식하는 것도 본질을 벗어난 행위다.

김 교수는 책을 읽으면서도 메모할 것을 제안한다. 단, 책을 보고 쓰면 안 된다. 50쪽 정도 되는 한 장을 읽은 뒤 떠오른 생각들을 몇 줄 적는다. 이렇게 300쪽 책을 다 읽으면 한두 페이지 정도로 ‘자신이 정리한 책’을 갖게 된다. 이 내용을 자신의 말로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다면 그는 책 한 권을 완전히 씹어서 소화한 것이다.

‘아이캔대학’에서 이 방법으로 공부한 40대 주부는 “내 마음의 키가 쑥쑥 자라서 거인이 된 느낌이었어요. 나는 많이 배우지 못했지만 내 아이는 거인 엄마의 어깨에 올라타 더 넓은 세상을 보게 해 줄 겁니다”라는 소감을 남겼다고 한다. 김 교수의 저서 『거인의 노트』(다산북스) 제목도 여기서 따 왔다. 책은 1년 만에 10만 부 넘게 팔렸다.

김 교수는 “한국 사회가 학력 서열사회, 직종 서열사회로 고착돼 버렸다. 국민의 90%는 ‘내가 좀 무능력하고 지적이지 않고, 공부를 해서 나를 성장시킬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자신을 지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와 실질적 방법이 있다. 그 중심 콘텐트가 메모와 기록이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올바른 메모와 기록을 통해 꿈을 현실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정영재 문화스포츠에디터 jerr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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