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 남아 있는 거리...다시 가본 '흉기 난동' 현장
[앵커]
잇따른 '묻지마 범죄'로 지난여름, 우리 사회가 과연 안전한가에 대한 의문이 터져 나왔습니다.
특히나 일상적으로 돌아다니는 거리에서 무차별적인 흉기 난동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졌는데요.
반년이 흐른 지금, YTN 취재진이 사건 현장을 다시 가봤습니다.
권준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7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던 신림역 인근 골목입니다.
꽃다운 나이의 청년이, 대낮 길거리 한복판에서 30대 남성 조선의 흉기 난동으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곳입니다.
시간은 반년이 흘렀습니다.
추모 쪽지가 있던 곳에는 어느새 새로운 가게가 들어섰고,
이 거리도 여느 장소와 다름없는 평범한 골목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당시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진기 / 서울시 신림동 : 예전에는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밤에 돌아다닐 때 그냥 노래 들으면서 그렇게 걷긴 했는데요. 요즘 주위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혹시나 하는 생각이 좀 듭니다.]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던 경기도 분당의 서현역 앞입니다.
이곳도 지금은 평범한 일상을 되찾았습니다.
그런데 이곳 부근에서도 지난 8월 흉기 난동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20대 남성 최원종이 흉기 난동을 벌이기 전 차를 몰고 돌진해 노부부를 들이받은 곳입니다.
시민들이 놓은 꽃과 추모의 메시지들은 따듯하게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시간은 지났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남아 있습니다.
무차별적인 범행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는 법은 없기 때문입니다.
[박영옥 / 경기 성남시 서현동 : 낮에도 걱정이고 밤에도 걱정이고 또 옛날에 인도에 (최원종이) 들어왔잖아요. 무슨 사고가 일어날지도 모르니까 불안한 마음은 있죠.]
곳곳에서 대책은 쏟아져나왔습니다.
경찰은 사고 직후 장갑차까지 거리에 동원했고, 순찰 인력을 늘려 범죄를 막겠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에서는 범죄 예방을 위해 CCTV 추가 설치를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대책 역시 한계는 분명합니다.
아무리 막고 감시한다고 해도 빈틈은 생기기 마련이고, 이는 큰 피해로 연결될 수 있는 겁니다.
반사회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에 대한 관리 방안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윤호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경찰이 (국민) 5천만 명을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순찰을 통해 다 보호할 수는 없죠. 우리 사회 상당수의 범죄가 형사 정책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이미 건강하지 못한 사회, 그 속의 사회인이 된다면 경찰이 무슨 소용이 있어요.]
우리 사회에 남겨진 불안감은 조금씩 옅어지는 듯 하지만, 흉악 범죄에 대한 대책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
더 안전한 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마련한 대책들이 충분한 것인지 끊임없이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YTN 권준수입니다.
촬영기자 : 심원보
YTN 권준수 (kjs8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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