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테러’ 10대 구속영장 기각… 자수한 모방범은 구속

김수정 기자 2023. 12. 22.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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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 테러'를 벌인 임군(17)에 대해 법원이 22일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반면 이를 모방해 2차 낙서를 한 설모(28)씨는 경찰에 구속됐다.

임군은 경찰에 "텔레그램을 통해 자신을 '이 팀장'이라고 소개한 신원 미상의 A씨에게 '빨간색과 파란색 스프레이로 해당 낙서를 하면 300만원을 주겠다'는 의뢰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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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담장을 스프레이로 낙서해 훼손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임 모군(왼쪽)과 이를 모방해 2차로 훼손한 설 모씨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각각 법정과 구치감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 테러’를 벌인 임군(17)에 대해 법원이 22일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반면 이를 모방해 2차 낙서를 한 설모(28)씨는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임군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고 이로 인한 법익 침해가 중대한 사정은 존재한다”면서도 “피의자는 만 17세의 소년으로 주거가 일정한 점,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관련 증거들도 상당수 확보돼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이어 “피의자에 대해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임군은 지난 16일 오전 1시 52분쯤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서울경찰청 외벽에 스프레이로 ‘영화 공짜’라는 문구와 불법 영상 공유사이트 주소를 남긴 혐의를 받는다. 임군은 경찰에 “텔레그램을 통해 자신을 ‘이 팀장’이라고 소개한 신원 미상의 A씨에게 ‘빨간색과 파란색 스프레이로 해당 낙서를 하면 300만원을 주겠다’는 의뢰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내가 불법 사이트에서 일하는 사람인데 당신을 속이겠느냐’는 취지로 의심하는 임군을 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군은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에도 낙서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경비가 너무 삼엄하다는 이유로 거절해 범행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경찰은 임군의 은행 계좌 거래 내역과 텔레그램 기록을 토대로 A씨를 추적 중이다.

한편 이날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은 20대 설씨에 대해서는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설씨는 경복궁 담장이 첫 낙서로 훼손된 다음 날인 지난 17일 오후 10시 20분쯤 경복궁 영추문 왼쪽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 등을 쓴 혐의를 받는다. 지난 18일 경찰에 자진 출석한 설씨는 이틀 뒤인 20일 자신의 블로그에 “죄송합니다. 아니, 안 죄송해요. 전 예술을 한 것뿐”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경복궁 서쪽 담벼락에 붉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로 낙서가 적혀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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