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군수업체와 거래 끊어라" 美, 제3국 금융기관도 제재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2023. 12. 22.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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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러시아 군수복합체와 거래하는 중국과 인도 등 제3국 금융기관까지 규제하는 '세컨더리 제재(2차 제재)' 조치를 처음 시행한다.

NSC 당국자는 "우려되는 제3국 관할권 은행 중 상당수가 미국 및 유럽 은행과도 관계를 맺고 있다"며 3국 금융기관들이 미국 등과 계속 금융 거래를 하려면 러시아 군수물자 접근 차단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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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인도 금융기관 정조준
美, 러 자금줄 전방위 차단
동결자산 390조원 압류해
우크라 지원하는 방안 검토

미국이 러시아 군수복합체와 거래하는 중국과 인도 등 제3국 금융기관까지 규제하는 '세컨더리 제재(2차 제재)' 조치를 처음 시행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군수산업이 국제사회 제재를 우회해 전쟁물품을 조달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을 발표한다. 세컨더리 제재는 기존 제재 대상 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 기관까지 규제하는 것을 뜻한다. 미국은 러시아의 군수 자금줄을 막기 위해 그동안 러시아나 미국 개인·기업을 무더기 제재했고, 이번에 3국 금융기관으로 제재 대상을 넓히기로 했다.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고위 당국자는 "새 행정명령이 러시아와의 거래를 중단하지 않는 금융기관을 추적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 등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와 거래를 중단한 상태다. 다만 러시아 군수사업과 관련된 중국, 인도 금융기관들이 이번 세컨더리 제재 영향권에 놓일 수 있다.

NSC 당국자는 "우려되는 제3국 관할권 은행 중 상당수가 미국 및 유럽 은행과도 관계를 맺고 있다"며 3국 금융기관들이 미국 등과 계속 금융 거래를 하려면 러시아 군수물자 접근 차단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해외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 3000억달러(약 390조원)를 빼앗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안보지원 예산(614억달러)이 공화당 반대로 인해 미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가운데, 러시아 동결 자산을 직접 쓰거나 관련 이자수익으로 우크라이나를 전향적으로 돕는 대안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NSC는 서방 국가에 은닉된 러시아 중앙은행의 3000억달러 이상 보유 자산을 압류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사용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긴급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주요 7개국(G7)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년인 내년 2월 24일까지 통일된 전략을 내놓자고 제안했다. G7은 우크라이나 전쟁용 러시아군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전 세계에 흩어진 러시아 자산을 이미 동결한 상태다. 이러한 자금을 G7이 압류해서 사용하려면 신중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최근까지도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의회 조치 없이 러시아 자금을 압류하는 것에 대해 "미국에서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주권 국가로부터 거액의 돈을 압류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또 일부 미국 고위 관리들은 러시아 자금 몰수라는 선례를 남기면 전 세계 국가들이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자금을 보관하거나 달러로 맡기는 것까지 망설일 것이라고 염려했다.

그러나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금이 고갈된 가운데 추가 지원 예산안마저 공화당에 의해 제동이 걸리자, 대체 자금원으로 러시아 동결 자산을 활용하자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G7과 협력해서 국제법에 근거해 압류 권한을 사용할 수 있을지, 아니면 미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법적 검토에 들어갔다. 또 미국은 러시아 동결 자금 사용 목적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경제 재건 예산으로만 활용, 무기 제공 등 군사적 지원, 실제 자금 지원 시 가드레일(안전장치) 설치 여부 등도 논의 중이다. 러시아 중앙은행 동결 자산 대부분은 G7이 아닌 스위스와 벨기에 등에 예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금에 접근하는 방법에 관한 외교적 협상도 진행 중이다. 미국에 동결된 러시아 자금은 50억달러로 추정된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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