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황희찬, 주급 3만 파운드→9만 파운드 인상…울버햄튼과 2028년까지 '재계약'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여기에서 멈추고 싶지 않다. 가능한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고 싶다. 재계약에 너무 행복하다. 나의 팀, 팬, 가족들을 위해 뛸 것이다. 이적 후 좋은 출발에도 부상으로 힘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건 내 꿈이었다. 항상 즐기려고 노력했다. 앞으로도 계속 나아가겠다." (황희찬)
'황소' '코리안가이' 황희찬(27)이 울버햄튼과 또 한 번 동행을 약속했다. 말로만 돌았던 재계약을 공식 발표하면서 2028년까지 함께한다. 주급도 팀 내 최고 수준으로 인상됐다.
울버햄튼은 2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시즌 현재까지 울버햄튼 최다 득점자 황희찬이 2028년까지 재계약을 확정했다. 우리 팀에 자신의 미래를 약속했다. 한국 국가대표 선수는 2021년 울버햄튼 임대로 첫 발을 디뎠고, 현재 게리 오닐 감독 아래에서 9골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황희찬 재계약은 예견된 일이었다. 유럽이적시장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가 “울버햄튼이 황희찬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 황희찬은 이번 계약으로 2028년까지 울버햄튼에서 뛸 수 있게 됐고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됐다. 울버햄튼은 황희찬과 대형 재계약을 체결했고, 황희찬은 울버햄튼 팀 내 최고 수준 연봉을 수령하게 된다”라고 가장 먼저 독점으로 알렸다.
오닐 감독도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즌 황희찬이 보여준 활약은 울버햄튼 발전에 정말 큰 도움을 줬다. 앞으로도 활약이 이어지길 바란다. 우리가 황희찬과 재계약을 체결해 기쁘다. 황희찬은 내가 이 팀에 온 이후로 열심히 노력했다. 만약 지금과 같은 경기력이 이어지고 지금처럼 꾸준히 관리한다면 시즌 15골~20골을 기록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황희찬은 5년 재계약 직전까지 울버햄튼에서 주급 3만 파운드(약 4900만 원)를 받고 있었다. 팀 내 최고 주급은 파블로 사라비아(9만 파운드-약 1억 4700만 원)였다. 이번 재계약으로 팀 내 최고 수준 연봉을 받는만큼, 9만 파운드까지 인상된 거로 추정된다.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에서 유럽 무대 적응을 시작했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86경기 28골 17도움을 기록했다. 함부르크 임대로 독일 무대를 경험했지만 20경기 동안 두 골을 넣었다.
잘츠부르크에서 유럽 무대 초석을 닦으며 단점을 보완했다. 잘츠부르크에서 황희찬을 지도했던 가르시아 감독은 “스피드는 좋았지만 마무리 능력을 더 키워야 했다. 골을 넣을 기회가 있어도 성공률이 높지 않았다. 황희찬은 오후에 코칭스태프들과 함께 많은 훈련을 했다"고 돌아봤다.
몇 번의 임대 뒤에 잘츠부르크 철학에 점점 녹아들었다. 엘링 홀란드, 미나미노 다쿠미와 핵심 공격수로 발전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대항전에서 두각을 보였다. 챔피언스리그 리버풀전에서 유럽 최고 중앙 수비였던 버질 판 데이크를 제치고 득점한 건 아직까지 기억되고 있다.
유럽대항전에서 맹활약에 유럽 톱 리그 팀 러브콜이 쏟아졌다. 홀란드와 미나미노는 먼저 둥지를 틀어 떠났고 황희찬은 분데스리가 이적을 선택했다. 잘츠부르크와 같은 철학을 공유한 라이프치히로 이적하며 한 단계 발전을 그렸다.
하지만 라이프치히 이적 이후엔 단 3번만 선발로 출전했다. 부상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등으로 주전 경쟁에 발목이 잡혔고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다. 잘츠부르크에서 함께했던 제시 마치 감독 지도를 받았지만 좀처럼 기회를 받지 못했다.
2021년 여름 울버햄튼 깜짝 임대를 결정했다. 황희찬은 1년 임대에 완전 영입 옵션이 포함된 조건으로 프리미어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9월 A매치를 앞두고 울버햄튼 임대를 완료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데뷔전 데뷔골을 터트리며 빠르게 팀 내 주전급 선수로 자리 잡았다. 울버햄튼은 6개월 만에 완전 계약 옵션을 발동했다. 하지만 완전 영입 이후 울버햄튼 부진과 재정적페어플레이룰(FFP)에 황희찬 결별설이 돌았다.
‘디 애슬레틱'도 "2021년 여름에 임대로 울버햄튼에 왔다. 2022년 7월 완전 계약을 체결했다.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에서 지도를 받았던 제시 마치 감독(당시 리즈 유나이티드) 레이더 망에 있었던 선수”라고 짚었다.
리즈 유나이티드와 연결됐지만 황희찬은 울버햄튼을 떠나지 않았다.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포르투갈전 득점으로 자신감을 올렸고 그동안 발목 잡았던 햄스트링 부상도 어느 정도 회복했다.
후반기를 잘 마무리한 뒤 2023-24시즌을 앞두고 근육 부상 방지를 위해 개인 훈련 방식을 변경했다. 식단 조절에 더 심혈을 기울이며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프리시즌 일정을 이어갔다.
여름에 흘렸던 구슬땀은 프리미어리그 3년차 최고 몸 상태로 돌아왔다.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에서 돌풍의 팀 브라이튼에 득점했고, 5라운드에선 리버풀 수비망을 뚫었다. 7라운드에선 맨체스터 시티, 8라운드에선 애스턴 빌라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오닐 감독 아래에서 초반엔 교체로 조커 역할, 공격 포인트를 적립했는데 점점 핵심 선수로 도약했다. 본머스전에서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첫 번째 도움을 기록했다. 황희찬은 아크서클에서 볼을 잡아 문전으로 쇄도하는 칼라이지치를 보고 전진 패스를 찔렀다. 칼라이지치는 깔끔하게 밀어 넣어 득점에 성공했다. 수비수 2명 사이로 길을 내준 황희찬의 정교한 패스가 돋보였다.
도움을 적립한 이후 또 득점 행진이었다. 황희찬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토티 고메스 패스를 받아 환상적인 접기 페인팅으로 속인 이후 왼발로 득점했다. 이날 프리미어리그 6호골을 터트린 황희찬은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합류 이후 개인 통산 한시즌 최다골 기록을 경신을 맛 봤다.
울버햄튼 새 역사까지 써내려갔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득점한 뒤 1877년 창단한 울버햄튼 역사상 최초로 홈 6경기 연속골에 넣은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 리그 마지막 홈 경기인 에버튼전을 시작으로 뉴캐슬 유나이티드전까지 연속 홈 득점이었다.
울버햄튼 내 톱 클래스 활약은 개인 스탯에 머물지 않았다. 최고의 활약을 보이자 울버햄튼 10월의 선수로도 선정됐다. 페드루 네투, 수비수 크레이그 도슨과 10월 이달의 선수 경쟁을 했는데 황희찬에게 상이 주어졌다. 10월 3경기 모두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는 점을 돌아보면 황희찬이 수상하지 못하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울버햄튼은 "황희찬은 인상적인 10월을 보냈다. 3경기 모두 팀을 도운 공로로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 8월 샤사 칼라이지치, 9월 페드루 네투에 이어 올 시즌 이달의 선수 세 번째 수상자다"고 짚었다.
오닐 감독도 황희찬 활약상에 "황희찬이 많은 골을 넣은 이유는 나에게 있지 않다. 모든 건 황희찬의 노력이다. 황희찬은 정말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 팀 구조가 황희찬에게 도움이 됐길 바란다. 내 생각엔 황희찬이 필드 위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답했다.
이어 "황희찬은 특정 지역에 있을 때와 없을 때를 알고 있다. 자기 관리도 철저한 선수다. 우리 팀은 특정한 방식으로 골을 노린다. 특정 지역에 도달하면 득점할 확률이 높다는 걸 알고 있다. 황희찬은 높은 퀄리티를 보여줬다. 난 황희찬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것들을 줬을 뿐이다. 이후에 모든 건 황희찬이 가지고 있는 많은 능력을 때문"이라고 칭찬했다.
재계약 이후 비하인드 스토리도 살짝 꺼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은 재계약 과정 협상에서 도움을 줬던 나와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겠다고 찾아왔다. 황희찬이 어떤 사람인지, 우리 팀(울버햄튼)에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우린 황희찬을 설득하기 위해 팀 노력과 방향성을 말해줬다“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위르겐 클롭 감독과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도 언급돼 화제를 모았다. 클롭 감독은 지난 9월 울버햄튼 원정을 앞두고 "울버햄튼 선수단을 보면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황희찬, 샤샤 칼리아지치 같은 위협적인 선수들은 선발로 뛰진 않아도 존재감이 크다"고 말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황희찬에게 별명 '코리안가이'를 만들어줬다. 그는 "우린 항상 울버햄튼전에서 고전했다. 마네우스 누네스 등 몇몇 선수들이 떠났지만 울버햄튼엔 퀄리티 높은 선수들이 많다. 페드로 네투, 마테우스 쿠냐, 그리고 코리안가이(황희찬)는 정말 훌륭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울버햄튼은 황희찬과 재계약 이후 크게 만족했다. 이들은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황희찬보다 더 골을 넣은 선수는 오직 5명이다. 현재까지 모든 대회 9골이다. 페드로 네토와 마테우스 쿠냐와의 훌륭한 파트너십을 보이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전 승리,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은 올시즌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이라며 엄지를 세웠다.
울버햄튼 단장도 “황희찬이 여기에 도착한 이후 항상 구단을 위해 모든 걸 바쳤다. 울버햄튼 팬들은 황희찬이 경기장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말로 감사하고 있다. 득점을 하고 있고 게리 오닐 감독 팀의 중요한 일부분이다. 황희찬은 울버햄튼을 사랑한다. 팬들도 황희찬을 사랑한다”라고 만족했다.
황희찬은 직접 재계약 소감을 말했다. 울버햄튼 공식 채널과 인터뷰에서 “울버햄튼에 더 머물 수 있어 행복하다. 팀 동료, 스태프, 가족,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울버햄튼에서 삶과 축구를 즐기고 있다. 앞으로도 팀을 위해 모든 걸 바칠 준비가 됐다”고 답했다.
재계약에 만족하지 않고 신뢰에 보답할 각오다. 황희찬은 “새로운 계약에 만족하지 않는다. 난 팀에 더 많은 승리를 가져와야 한다. 팀을 위해 싸울 준비가 됐다. 선수들과 큰 야망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렇게 나아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최근에 커리어 하이 수준의 상승세는 어떻게 생각할까. 황희찬은 “현재가지 9골에 정말 행복하다. 하지만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가족들에게 감사하다. 나 혼자선 할 수 없는 일이다. 내 목표는 팀을 위해 뛰는 것이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 코칭스태프들에게 정말 많은 걸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서 멈추고 싶지 않다. 가능한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고 싶다. 동료들은 내 좋은 친구이자 형제들이다. 우린 서로를 위해 경기장에서 뛴다. 할 수 있다면 한국 문화도 더 소개하고 싶다. 영어를 배우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동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면 영어를 더 배워야 한다.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라도”라고 답했다.
끝으로 “재계약에 너무 행복하다. 나의 팀, 팬, 가족들을 위해 뛸 것이다. 이적 후 좋은 출발에도 부상으로 힘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건 내 꿈이었다. 항상 즐기려고 노력했다. 앞으로도 계속 나아가겠다”라고 다짐했다.
■ 황희찬 재계약 완료, 2023-24시즌 리그 일지
1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 (27분 출전)…울버햄튼 0-1 패
2라운드: 브라이튼 홈 경기 (35분 출전, 1골)…울버햄튼 0-4 패
3라운드: 에버턴 원정 (45분 출전)…울버햄튼 1-0 승
4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 원정 (30분 출전, 1골)…울버햄튼 2-3 패
5라운드: 리버풀 홈 경기 (60분 출전, 1골)…울버햄튼 1-3 패
6라운드: 루턴 타운 원정 (45분 출전)…울버햄튼 1-1 무
7라운드: 맨체스터 시티 홈 경기 (86분 출전, 1골)…울버햄튼 2-1 승
8라운드: 애스턴 빌라 홈 경기 (86분 출전, 1골)…울버햄튼 1-1 무
9라운드: 본머스 원정 (90분 풀타임, 1도움)…울버햄튼 2-1 승
10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홈 경기 (90분 풀타임, 1골)…울버햄튼 2-2 무
11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 원정 (90분 풀타임, 1도움)…울버햄튼 1-2 패
12라운드: 토트넘 홋스퍼 홈 경기 (90분 풀타임)…울버햄튼 2-1 승
13라운드: 풀럼 원정 (90분 풀타임, 1골)…울버햄튼 2-3 패
14라운드: 아스널 원정 (90분 풀타임)…울버햄튼 1-2 패
15라운드: 번리 홈 경기 (90분 풀타임)…울버햄튼 1-0 승
16라운드: 노팅엄 포레스트 홈 경기 (90분 풀타임)…울버햄튼 1-1 무
17라운드: 웨스트햄 원정 (90분 풀타임)…울버햄튼 0-3 패
* 프리미어리그 17경기 8골 2도움
* 팀 성적 : 17경기 5승 4무 8패 (프리미어리그 1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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