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시술·수술 동시에…‘하이브리드 수술’, 시간도 후유증도 최소화
40대 여성 A씨는 2년 전 건강검진에서 폐에 4㎜ 정도 되는 작은 결절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추적관찰을 하던 중 올해는 결절이 7㎜까지 커진 것을 확인하고 진단과 제거 수술을 한 번에 하기로 했다. 결절이 있는 부위 표시부터 절제까지 20분 만에 끝내는 ‘하이브리드 수술’을 받은 A씨는 3일 만에 퇴원했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검사·시술·수술을 동시에 시행할 수 있도록 컴퓨터단층촬영(CT) 및 중재시술 장비를 함께 갖춘 수술실이다. 국내 병원들에도 속속 도입됐다. 장점은 진단이 필요한 위치를 식별한 뒤 수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A씨가 폐 결절을 절제한 의정부을지대병원은 20분 이내에 수술이 완료되므로 합병증 가능성이 최소화된다고 밝혔다.
최근 건강검진에서 흉부 CT를 찍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폐의 작은 결절들을 발견하는 사례도 증가해 왔다. 발견된 결절은 모양에 따라 양성 또는 악성이 구분되지만, 모호한 경우도 적지 않다. 결절이 악성일 가능성을 경시하다 나중에 암으로 진행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통상 의료진은 조기 수술을 권장한다. 이 경우 크기가 ㎜ 단위인 작은 폐 결절은 육안으로 관찰되지 않아 정확한 위치를 표시하기 위한 CT 촬영이 필수적이다.
기존에는 수술 당일 오전 CT실에서 ‘위치 표식 시술’을 하고 수 시간 내 폐 절제 수술을 받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 시술은 환자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늑막을 관통하기에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또 수술실로 이동해 수술을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므로 대기하는 동안 환자의 통증과 불안이 심해지는 단점이 있다. 폐 관통과 약물 주입에 따른 기흉·혈흉, 뇌경색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도 있었다.
하이브리드 수술은 위치 표식을 위한 검사부터 수술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므로 환자와 의료진의 부담을 모두 덜 수 있다. 남경식 의정부을지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폐 결절에 대한 하이브리드 수술은 전신마취 상태에서 표식과 절제 수술을 하므로 환자가 추가적인 통증·불안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며 “수술까지 같은 의사가 정확하고 신속히 진행할 수 있는 데다 최소 침습 수술을 통해 흉터와 후유증 또한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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