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보복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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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라는 대사로 유명한 영화 '달콤한 인생'.
그의 보복운전과 폭행 장면에 관객들은 통쾌함을 느낀다.
얼마 전 한 지인은 보복운전을 당했다고 했다.
보복운전은 이제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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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정반대다. 얼마 전 한 지인은 보복운전을 당했다고 했다. 갑자기 차량이 끼어들어 경적을 울린 게 발단이 됐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난폭운전을 하던 앞 차량에서 한 남성이 각목을 들고 내리더니 다가와 때릴 듯이 위협하며 온갖 욕설을 퍼붓기 시작하더라는 것. 눈자위가 풀려 마약 등 약물 중독이 의심될 정도였다고 했다. 차량 왕래가 뜸한 밤 시간이라 자칫 낭패를 당할 우려가 있어 10여분을 옴짝달싹 못한 채 공포에 떨었단다. “블랙박스 카메라에 촬영됐는데도 해코지를 당할까봐 차마 신고하지 못했다”는 목소리는 여전히 떨렸다.
보복운전은 이제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경찰에 신고한 건수만 한 해 4000~5000건에 이른다. 대부분 깜빡이를 켜지 않고 차로 변경을 일삼는 것이 시비의 시작인 경우가 많다. 경찰의 계도와 홍보에도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음을 의미한다. 처벌 강화보다는 운전 문화의 변화가 선행되지 않는 한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가 작지 않다. 한국인의 ‘빨리 빨리’ 문화도 원인일 수 있다.
이경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최근 법원에서 보복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그는 이 문제로 당에서 총선 심사 부적격 판정이 내려지자 그제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보복 운전을 하지 않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는 “(사실은)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앞서 법원은 이런 얘기를 “믿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민주당 강성지지층은 이 전 대변인을 향한 ‘응원 릴레이’를 펼친다. 보복운전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사건의 본질을 진실 공방으로 변질시키려는 의도가 읽힌다. 기가 찰 노릇이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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