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외로운 사연’ 꺼내놓은 이유[책과 삶]
외로움의 모양
이현정 지음
가능성들 | 255쪽 | 1만8000원
‘혼밥’과 ‘혼술’이 대세라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전체 가구의 34.5%(약 716만6000가구)가 1인 가구였다. 한국인 4명 중 1명은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외롭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현정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의료인류학자로서 자살, 우울증, 재난 트라우마 등의 정신장애와 사회적 고통에 대해 연구해왔다. <외로움의 모양>은 이 교수가 전국 각지의 20~50대 남녀 12명과 인터뷰하며 ‘외로움이란 무엇이고 외로움을 해결하려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적은 내용이다.
이 교수는 “사람들이 각자 겪고 있는 외로움은 그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모양과 색깔을 띠고 있었다”고 적었다. 가족에게서 충분히 돌봄을 받지 못한 것, 세상의 기준에 맞추지 못하는 것, 스스로 남다른 운명을 짊어졌다고 생각하는 것,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것 등 외로움의 원인은 다양했다.
이 교수는 외로운 사연들을 하나씩 소개하면서 외로움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적었다. 제삼자 입장에서 건조하게 사실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글이 아니다. 감정적으로 적극 개입하며 타인의 외로움에 공감하고 아파한다. “가족 바깥에서 다른 친밀함과 이해를 구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 외로움과 더불어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게 아닐까” “타인의 지적이나 미움으로부터 자신을 단련시킬 필요가 있다” 등의 조언을 남기기도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외로움의 모양들이 내가, 내 친구가, 내 이웃이 경험하는 다채로운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위로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이것은 나와 인터뷰한 열두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어렵게 나누며 희망한 단 한 가지였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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