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등 점수 주면 ‘인사비 지급’…뇌물은 지분 따라 짬짜미 배분

김영훈 2023. 12. 2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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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LH 아파트 공사 감리 입찰을 따 내기 위해 뇌물이 오간 정황을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는 보도, 어제(21일) 전해드렸는데요.

오늘(22일)도 관련 단독 보도 이어갑니다.

감리 입찰 과정에서 뇌물이 관행이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녹음 파일과 구체적인 문서 등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영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심사위원 인사비를 얼마나 지급할 계획이냐?" "큰 거 두 개를 준비하라는 말을 들었다."

검찰이 확보한 감리 업체 관계자들의 대화가 담긴 녹음 파일 가운데 일부입니다.

입찰 평가 심사위원에게 건넬 금품 액수를 상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검찰은 여기에 더해 금품 액수와 제공방식이 구체적으로 담긴 문서 파일까지 확보했습니다.

조달청이 발주한 공사 감리 입찰에 관한 문서인데, 감리 업체들은 컨소시엄 참여 지분 비율에 따라 제공 금품 액수에 차등을 둬 분배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 큰 지분을 가진 업체가 심사위원들에게도 더 많은 금품을 제공하는 겁니다.

검찰은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이런 관행에 대한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낙찰된 업체들은 지분에 따라 마련한 금품을 1등 배점을 준 심사위원에게만 전달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일종의 '사후 뇌물'인 셈입니다.

[신영철/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 : "당사자들은 (심사위원들이 준 점수를) 알 수 있죠. (심사) 당일 바로 점수를 공개해요. 당사자들한테만. 왜냐면 계산도 잘못할 수 있기 때문에."]

심사위원이 업체의 수행 능력을 평가해 점수를 주는 '종합심사 낙찰제'는 최저가 낙찰제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지면서 뇌물 제공 관행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심사위원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영훈입니다.

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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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기자 (hu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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