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 "'푸틴 하수인이 프리고진 암살 주도' 미국 기사는 3류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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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크렘린은 22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지가 용병대 수장 예브게닌 프리고진의 비행기 추락이 푸틴 대통령의 '오른팔 하수인'인 전직 스파이의 암살극이라는 단독보도를 '삼류소설'이라고 비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장문의 기사에서 서방 정보기관 및 미국과 러시아의 전직 정보요원들과 크렘린 전직 관리들을 소식통으로 인용하며 '프리고진 전용기는 날개 아래 몰래 설치된 작은 폭탄이 터져 추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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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러시아 크렘린은 22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지가 용병대 수장 예브게닌 프리고진의 비행기 추락이 푸틴 대통령의 '오른팔 하수인'인 전직 스파이의 암살극이라는 단독보도를 '삼류소설'이라고 비난했다.
바그너 용병대를 창립해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이어 지난해 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의 동부 전선에서 큰 활약을 했던 프리고진은 올 6월 말 '36시간 반란'에 이어 8월 말 러시아 북부 상공에서 자가용 비행기 폭발로 의문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장문의 기사에서 서방 정보기관 및 미국과 러시아의 전직 정보요원들과 크렘린 전직 관리들을 소식통으로 인용하며 '프리고진 전용기는 날개 아래 몰래 설치된 작은 폭탄이 터져 추락했다'고 말했다.
저널 기사는 추락사 직후 크렘린이 연루를 강력히 부인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 비행기 안에서 수류탄이 터졌다고 암시한 데 대해 모두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크렘린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기자 브링핑에서 질문을 받고 기사를 읽었지만 코멘트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즉시 "최근에 불행히도 월스트리트저널이 삼류 소설을 제작하는 데 재미를 붙이고 있다"고 무시하는 논평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지는 올 3월 말 자사의 러시아 특파원 에번 게르쉬코비치가 러시아 경제 전반을 비판하는 기사를 쓴 직후 산업시설 취재중 스파이 혐의로 체포되자 백악관, 유엔 등을 앞세우며 게르쉬코비치의 석방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면에서 '푸틴의 오른팔이 어떻게 프리고진을 없애버렸는가'라는 제목의 저널 기사는 한층 주목되는 것이다. 저널은 '러시아 지도자의 수십 년 최측근인 니콜라이 파트루셰프가 반란 두목인 용병대 수장의 암살을 실행에 옮겼다'고 딱집어서 말하고 있다.
파트루셰프는 푸틴의 측근인 전직 스파이로 두 달 동안 만들어진 프리고진 제거 계획을 승인했다고 한다.
비행기 추락과 관련해 기사는 "8월 말 한 모스크바 비행장 활주로에서 프리고진은 자신의 브라질제 엠브레어 레가시 600기 안에 탑승한 채 항공기의 최종 안전검사가 어서 끝나 이륙할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시간이 지체되었는데도 항공기 캐빈 안의 그 누구도 작은 폭발장치가 날개 밑에 슬쩍 부착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제트기는 이륙했고 약 30분 후 2만8000피트 상공에 올라올 무렵 폭발물이 터져 날개가 몽땅 날아갔다. 항공기는 땅으로 곤두박질쳤고 탑승한 10명 전원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프리고진은 6월24일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에서 용병대를 발진시켜 모스크바 전 200㎞까지 '반란' 행진하다 벨라루스의 루카셴코 대통령의 회유와 중재에 포기 회군했다. 하루 반 나절 동안 22년 권좌의 푸틴은 가장 초조하고 불안한 시간을 보냈다.
그로부터 꼭 두 달 뒤인 8월23일 프리고진이 자가용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했다. 프리고진은 반란 포기 후 벨라루스에 망명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크렘린에서 용병대 지도부와 함께 푸틴을 면담했으며 모스크바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다.
프리고진 사망에 관한 의문이 없지 않았지만 세계는 한 달 보름 뒤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침입과 가자 전쟁 발발에 휩쓸려갔다. 프리고진의 의문사는 물론 우크라 전쟁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푸틴이 큰 덕을 보았다고 할 수 있는 판국인데 월스트리트저널이 프리고진 의문사를 들춰낸 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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