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통영 어부가 '산타 루치아' 부르고, 밀양 곳곳 '아리랑' 울려야"
"통영이 진정한 음악도시가 되려면 통영항에서 배타고 나가는 어부들이 '산타 루치아', '라 트라비아타'를 불러야 한다. 동네 사는 모든 분들이 이 축제가 자기 꺼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들만의 리그가 되면 안 된다. 통영 시민들이 통영국제음악제를 와서 보는 수준이 돼야 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역 문화예술 축제가 지역 주민과 더 밀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22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 청년문화예술인 간담회에서 지역 축제가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국제적인 축제로 거듭날 수 있다는 취지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유 장관은 박완수 경남도지사, 천영기 통영시장 등 지역 단체장 그리고 청년문화예술인과의 간담회에서 "통영은 문화예술이 아니면 먹고 살 게 없다. 정부가 예산에서 더 도움을 주면 국제적인 축제로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예산증액에 관한 건의가 나오자 "지역의 노력이 우선돼야 성과가 나올 수 있다"며 적극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변화의 구체적 사례로 유 장관은 통영국제음악제의 티켓 오픈 시기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년 3월 열리고 있는 통영국제음악제의 티켓 오픈을 현재의 3개월 전이 아닌 1년 전으로 바꾸는 등의 노력을 통해 해외 클랙식 애호가들이 미리 계획을 세우고 통영에 방문해 관람할 수 있도록 여건부터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통영이 진정한 음악도시가 되려면 음악제를 여는 데 만족하지 말고 통영 모든 학교에 '꿈의 오케스트라(문체부·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지원 청소년 프로그램)'를 만들고 고기 잡으러 나가는 어부 분들도 산타 루치아를 부르거나 라 트라비아타를 부를 수 있어야 한다"며 "통영 사는 모든 분들이 이 축제가 자기 꺼라고 생각해야 한다. 축제가 그들만의 리그가 되면 안 된다. 통영 시민들이 이 국제음악제나 윤이상콩쿠르를 직접 와서 모두 보는 수준이 돼야 한다. 그리고 중국, 일본, 베트남에 이 티켓이 팔려야 진정한 국제 음악축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클래식 팬들이 많은 일본에 '어느 클래식 연주자가 여기(통영) 떴다'하면서 일본에도 마케팅이 돼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1년 전엔 오픈을 해야 한다. 독일 유명 음악제엔 한국에서도 많이 보러 간다. 시장영역을 넓혀야 한다. 그런 과정에 어려움이 있으면 문체부가 해결해 줄 수 있다. 관광공사와 해외문화홍보원도 있고 다 도와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도시 전체에 음악이 울려 퍼져야 한다. 밀양도 마찬가지다. 밀양 전체에 '밀양아리랑'이 울려 퍼져야 한다. 저도 어제 행사에서 1절은 따라 부르겠지만 2절은 잘 모르겠더라. 그만큼 누구에게나 밀양아리랑이 친숙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러분이 노력하면 저희가 챙기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청년예술문화인으로 참석한 용인대에서 경기민요를 전공하고 있는 이민진 학생은 유 장관에게 "대학 4학년이다보니 예술 전공인 동료 친구들이 미래에 대해 많이 걱정하고 있다. 청년에 대한 직접 지원보다는 앞으로의 진로를 열 수 있도록 간접지원을 늘렸으면 좋겠고, 예술계의 진로는 한정적인데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길을 알려주고 예술로 지역에서 일자리 창출을 하고 사회활동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가 되는 그 과정을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이에 유 장관은 "(이민진 학생이 전공하는)경기민요는 특히 국립 단체에서 뽑는 인원도 많지 않고 설 자리가 좁은 건 사실이다. 국내에만 머물면 안 되고 나가야 한다. 이번에 (한-교황청 수교 60주년 행사와 네덜란드 국빈 방문 문화행사 수행으로) 이탈리아와 네덜란드에 가보니 우리 국악팀들이 유럽에서 잘 하고 있다. 국악을 하는 두 팀이 연주하는 걸 현지에서 봤는데 외국인들도 아주 환호하며 좋아했다. 예술인들이 유럽이나 미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길을 더 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 장관은 이날 참석한 젊은 예술기획자인 박예원 '류' 대표에게도 "관리하고 있는 예술인들이 해외에 진출 할 수 있도록 그런 기회를 더 찾아보고 그 길을 여는 데 어려움이 있으면 문체부가 돕겠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전날인 21일부터 1박2일 코스로 '로컬100'으로 선정된 '통영국제음악제'와 '밀양아리랑대축제'가 열리는 경남 통영과 밀양을 방문했다. '로컬100'이 있는 지역을 방문하는 캠페인 '로컬100 보러 로컬로 가요' 캠페인 첫 참가자로 내외국인 50여명과 함께 서울역에서 전용 열차에 올랐다. 지난 10월 문체부는 지역의 문화명소, 콘텐츠, 명인 등을 '로컬100'으로 선정했다. 지역 문화자원에 기반을 두고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통영(경남)=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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