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전화해 "너희 회사로 갈게"…마약사범 태운 택시기사 '놀라운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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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사범을 태운 택시 기사가 운행 중 112에 전화를 걸어 신고하고 지구대 앞까지 범인을 데려다 놨다.
코드0(매뉴얼 중 위급상황 최고단계)을 발령한 뒤 모든 요원이 신고 상황을 듣도록 했다.
A씨는 수원역에서 택시를 탄 B씨가 시흥시의 한 다세대 주택으로 이동해 우편함에서 물건만 가져온 뒤 다시 수원역으로 가달라고 요구한 데 이상함을 감지하고 112 신고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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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사범을 태운 택시 기사가 운행 중 112에 전화를 걸어 신고하고 지구대 앞까지 범인을 데려다 놨다.
22일 뉴시스·경기남부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 따르면 전날 저녁 7시8분쯤 112치안종합상황실은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화를 건 택시 기사 A씨(40대)는 대뜸 경찰에 "너희 회사 수원역 옆에 있잖아. 그쪽으로 갈게"라고 말했다.
이상함을 느낀 이준영 상황1팀 경사는 "혹시 위급한 상황에 있느냐"고 물었고 A씨는 "응"이라고 답했다.
경찰은 A씨가 말한 수원역 옆을 수원역 인근에 있는 매산지구대로 이해했다. 코드0(매뉴얼 중 위급상황 최고단계)을 발령한 뒤 모든 요원이 신고 상황을 듣도록 했다.
A씨는 경찰과 계속 대화하며 승객의 옷 색깔과 택시 색 등을 날씨와 과일 등에 비유해 알렸다. '드럭'(drug·약물)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승객이 마약사범으로 의심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손님이 통화 내용을 70~80% 정도 의심하는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표현한 A씨에게 경찰은 "흉기가 있을 수도 있으니 위급상황이 생기면 대처하지 말고 손님을 내려줘라. 경찰이 알아서 하겠다"고 당부했다.
A씨는 비상등을 켠 채 매산지구대 앞에 도착했다. 대기하던 경찰관들은 중국 국적의 30대 마약사범 B씨를 즉시 체포했다.
B씨는 당시 필로폰 0.6g을 소지하고 있었다. 그는 중국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플랫폼인 위챗으로 마약을 구매하고 특정 장소에서 물건을 찾아가는 방식인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수령했다는 취지로 범행을 시인했다.
A씨는 수원역에서 택시를 탄 B씨가 시흥시의 한 다세대 주택으로 이동해 우편함에서 물건만 가져온 뒤 다시 수원역으로 가달라고 요구한 데 이상함을 감지하고 112 신고했다고 알려졌다.
경찰은 B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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