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름돈 안나와 운전석 이탈… 버스 굴러가자 당황해 액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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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 수원역 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가 인도 위에 대기하던 시민들을 덮쳐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버스기사가 현금 기기의 고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난 사이 버스가 움직였고 당황한 기사가 브레이크 대신 엑셀을 밟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를 목격한 환승센터 관계자는 "승객을 내려준 버스가 슬금슬금 움직이더니 그대로 인도로 밀고 올라와 승객들을 덮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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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인도 위 보행자 덮쳐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 30-1번 시내버스는 오후 1시 25분경 환승센터에서 승객들을 내려주고 다시 출발하면서 약 3m 앞 건널목과 인도에 서 있던 보행자들을 덮쳤다. 이 버스는 인도 위에 설치된 승강장 표지판, 철제로 된 보행신호기와 부딪치고 나서야 멈춰섰다. 사고가 발생한 환승센터는 두 백화점을 연결하는 길목인 데다가 열차를 이용하는 유동인구가 상당히 많은 곳이다. 사고를 목격한 환승센터 관계자는 “승객을 내려준 버스가 슬금슬금 움직이더니 그대로 인도로 밀고 올라와 승객들을 덮쳤다”고 했다.
● “액셀과 브레이크 헷갈려”
경찰은 이번 사고가 50대 여성 버스기사 김모 씨의 운전미숙에 의해 발생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김모 씨는 “승객이 거스름돈이 안 나온다고 해 확인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시 앉았는데, 버스가 움직였고 당황해 브레이크 대신 액셀을 밟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씨는 음주운전을 하거나 마약류를 복용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타이어와 노면이 마찰하면서 생기는 스키드 마크가 없어 급발진 등의 가능성은 적고, 빙판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운전자 과실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 씨와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한 버스 기사도 “사이드 브레이크를 안 잠그고 버스의 앞뒤 문이 다 닫히면 버스가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복부에 경상을 입고 귀가했다. 사고 당시 정신적 충격을 받아 이날 장시간 경찰조사를 받지는 못했다. 경찰은 김 씨의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혐의(치사)로 입건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환승센터 내 폐쇄회로(CC)TV 영상과 버스에 부착된 블랙박스 영상 등을 회수해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할 방침이다.
김 씨가 운행하던 30-1번 버스는 수원여객이 2019년 도입한 전기버스다. 평소 운행 중 특별한 고장은 없었다고 한다. 김 씨는 10년 이상의 버스 운전 경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과거 버스를 운행하다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낸 전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시신이 안치된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으로 달려와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사고로 목숨을 잃은 70대 여성 A 씨의 남편과 아들은 병원 바닥에 주저 앉으며 “이게 무슨 일이야”라며 흐느꼈다. A 씨 부부는 다음주 결혼 50주년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족과의 협의를 거쳐 원하는 장례식장으로 시신을 인계할 예정이다.
수원=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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