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영변 핵시설서 경수로 가동 정황
플루토늄 획득 수단 추가 시사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LWR)가 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해 “지난 10월 중순 이후 영변의 LWR 냉각 시스템에서 온수 배출이 관측됐다”며 “온수 배출은 LWR이 시운전되고 있으며, 원자로가 ‘임계 상태’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달 2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에서 영변 핵시설 내 LWR의 시운전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지난 수년간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해 영변에 있는 5㎿(메가와트) 원자로에서 사용 연료를 재처리해왔다. LWR에서 온수가 배출됐다는 것은 이미 가동 중이던 영변 5㎿ 원자로에 더해 더 큰 경수로가 작동을 시작한 징후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 추가됐다는 것을 시사하는 징후”라고 보도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LWR도 다른 원자로와 마찬가지로 방사성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재처리 과정에 분리될 수 있기 때문에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IAEA가 영변 핵시설에 접근하지 못해 가동 상황을 확인할 수 없다며 “경수로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평가할 만한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IAEA는 2009년 북한에서 추방된 이후 북한 내 핵시설에 직접 접근하지 못하고 있으며, 주로 위성사진을 통해 북핵 프로그램을 감시해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추가로 개발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위반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북한이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협정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IAEA와 신속하게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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