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대상아동 '문해력' 심각…지원 방안은?

이상미 기자 2023. 12. 2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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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부모가 없거나 부모의 학대로 인해 가정에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해마다 4천 명이 넘습니다.


이같은 보호대상아동들은 성장과정에서 언어나 문해력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요.


코로나19 이후 학습격차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먼저 영상보고 오겠습니다. 


[VCR]


'보호대상아동' 문해력 실태조사 결과,

10명 중 7명 '읽기' 어려워 


'위험군' 비율 37%  

'읽기부진' '관심군'도 34% 달해  


위험군 아동의 36% 

'한글 모르거나 보충학습 필요' 


보호대상아동 문해력 발달 위해 

필요한 지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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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보호대상아동의 기초문해력 실태 조사에 참여한 정평강 한국교원대 교수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보호대상아동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가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기초 문해력이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짚어볼까요?


정평강 교수 / 한국교원대학교 

기초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고,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읽기, 쓰기 능력을 의미합니다.


아이들이 새로운 내용을 배우기 위해서는 글을 읽고, 읽은 내용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또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초 문해력은 학습을 위해 필요한 매우 기본적인 역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초 문해력은 국어뿐만 아니라 사회나 과학과 같은 다른 교과 학습을 하는 데에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주게 됩니다.


또한 아이들이 학교 생활에 대한 흥미나 관심, 그리고 자신의 자기효능감과 같은 정서적인 측면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OECD 국제 성인 역량 조사 결과에 의하면 문해력은 최종 학력이나 소득 수준에도 유의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기초 문해력은 학습뿐만 아니라 삶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한마디로 모든 학습과 어떤 삶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거죠.


그렇다면 이번 실태조사 결과 아이들의 전반적인 읽기 수준은 어떻게 나타났습니까?


정평강 교수 / 한국교원대학교 

2022년도 초에 수도권에 소재한 6개의 아동양육시설에 있는 초등학교 학생 118명을 대상으로 기초 문해력 정도를 조사하였는데요.


전반적인 읽기 수준을 확인한 결과, 읽기에 심각한 어려움을 보이는 아동이 37%, 읽기에 어려움을 보이는 아동이 34%로 전체 아동 중 약 71%의 아동들이 읽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에 읽기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이 약 6~10% 정도인 것을 고려할 때에 이는 매우 높은 비율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읽기에 심각한 어려움을 보이는 아동 중에는 한글을 해득하지 못하거나 보충지도가 필요한 아동들이 약 36% 정도였는데요.


1학년 중에 한글지도가 필요한 학생들은 절반 이상이었고, 고학년인 4학년이나 5학년 학생들 중에도 한글을 해득하지 못한 아동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읽기에 어려움을 보이는 아동 중에 글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또 읽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아동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읽고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아동들이 글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는 아동들보다 더 비율이 높아서, 고차원적인 읽기 능력 향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열 명 중에 일곱 명이 읽기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거니까 정말 상황이 심각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아이들이 이 기초 문해력을 갖추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정평강 교수 / 한국교원대학교 

기초 문해력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주게 되는데요.


학자들은 이러한 다양한 요인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영향을 준다고 이야기합니다.


여러 요인 중에서 대표적으로 발달적인 요인과 환경적 요인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발달적 요인으로는 유전이나 인지 처리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가족 중에 부모님이 심각한 읽기에 어려움이 있는 난독을 가지고 있을 경우, 자녀가 난독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또 인지 처리 과정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과 연계가 되는데요.


읽기 같은 경우, 글자의 소리를 인식하고 조작하는 능력인 음운 인식이 주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국내 연구에서는 음운 인식이 낮은 아동들이 읽기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환경적 요인은 가정의 사회 경제적인 지위나 교육의 경험, 그리고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충분하지 않아서 읽기에 어려움을 보이는 것입니다.


보호대상 아동들은 가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시설에서 단체 생활을 하는 등 환경적 결손으로 인해서 환경의 이런 요인이 기초 문해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아동양육시설에 입소하는 아동들은 연고자가 없는 경우보다는 학대나 부모님의 이혼 등 가정의 기능 약화로 인한 사유가 가장 많고, 경계선 지능이나 발달장애 등 다양한 유형의 장애 학생들이 입소되고 있어서 발달적인 요인으로 인해서 읽기 어려움을 경험하는 아동들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한글을 못 읽는 아동들도 있었는데 그래도 희망적인 건 맞춤형 교육 이후로 변화가 있었다고요.


정평강 교수 / 한국교원대학교 

기초 문해력 실태 조사 이후에 읽기에 심각한 어려움이 있거나 읽기가 어려운 아동을 대상으로 약 5개월 동안 주 2회 40차시 읽기 프로그램을 제공하였는데요.


한글을 해독하지 못한 아동들은 속도가 느리지만 점진적으로 향상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프로그램 전과 후에 한글 해득 정도를 알아보는 검사를 실시하였는데 유의한 향상이 있음을 보였고, 또한 아이들은 특히 어려워하는 복잡한 모음이나 다양한 자음 받침이 있는 단어 읽기가 향상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글을 정확하고 빠르게 읽기가 어려운 아동이나 글을 이해하기 어려운 아동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프로그램 종료 후에 아동양육시설 관계자분들과 실제로 아이들을 지도한 선생님을 대상으로 면담과 설문을 진행하였는데요.


읽기 프로그램을 통해서 기초 문해력이 향상됐을 뿐만 아니라 교사의 일대일 지도와 상호작용을 통해 심리정서적인 안정감도 갖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나에게만 온전히 집중해 주는 선생님과 함께 교육을 하고 또 칭찬과 격려와 같은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통해서 자신감을 많이 얻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 한글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적절한 속도로 정확하게 읽는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어떤 지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정평강 교수 / 한국교원대학교 

한글을 해득하지 못하거나 읽기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에게 지원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아이들을 빠르게 발견하고 또 효과적인 읽기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잘 읽는 아동과 그렇지 않은 아동은 초기에는 그 격차가 크지 않지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그 격차가 매우 커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학자들은 초등학교 3학년을 결정적인 시기로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이 시기까지 독립적으로 글을 읽고 이해하는 그런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학업 성취와 그리고 사회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지원이 필요합니다.


보호대상 아동 중에는 발달적 요인으로 인해서 읽기가 어려운 아동들이 많이 있을 수가 있는데, 이런 아이들이 보여주는 특성 중 하나는 그 배움의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관적인 지도 방법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지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보호대상 아동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만 18세가 되면 사회로 나가서 자립을 하게 되는데, 성공적인 자립을 위해서는 기초와 문해력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서현아 앵커 

문해력은 모든 학습의 바탕이 되죠.


성장 과정에서 아픔을 겪었던 이 보호대상 아동들이 배움의 기회만큼은 놓치지 않도록 지원이 절실해 보입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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