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는 힘"…미래 교육, 어디로?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미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게 되죠.
앞으로 우리 교육의 미래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현장교육 최전선에 선 전문가들이 모여, 미래 교육의 전망과 해법을 제시한 책이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교사크리에이터협회 회장을 맡고있는 이준권 선생님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선생님 어서 오세요.
36명의 현장 교육 전문가들이 모여서 '대한민국 미래 교육 트렌드'라는 책을 펴내셨습니다.
기획하신 이유가 뭘까요?
이준권 교사 / 교사크리에이터협회 회장
이 책은 교사 크리에이터협회에서 기획을 했습니다.
교사 크리에이터 협회는 각자의 전문 분야가 있는 크리에이터 선생님들이 코로나 시기부터 함께 의미 있는 교육 활동을 이어가면서 미래 교육에 대해 준비하고 있는 협회입니다.
'대한민국 미래 교육 트렌드'라는 책을 기획한 것도 이러한 미래 교육을 준비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볼 수 있겠는데요.
이전까지 미래 교육에 대한 책이나 논평을 하신 분들을 보면 주로 교수님, 연구원 등의 학자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 분들의 말씀이 미래 교육을 준비하는 교육계에 큰 힘이 된 것은 분명하지만 아무래도 학교 현장에서 교육 주체들이 체감하는 현실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때로는 낯설고 가끔은 이질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실제 교육 현장의 최전선에 있는 교사들이 주축이 되어 피부에 와닿는 생생한 미래 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논하고 전망해보자라는 취지로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현장 선생님들이 주축이 되셔서 만들어낸 책, 그렇다면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큼지막한 주제들을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준권 교사 / 교사크리에이터협회 회장
'대한민국 미래 교육 트렌드'는 크게 '대한민국 교육 진단', '대한민국 미래 교육 디자인', '대한민국 미래 교육 전망' 이렇게 세 가지의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먼저 교육 진단에서는 대한민국 교육이 발 딛고 서 있는 지금, 현재의 토양을 살펴보며 진단하고 있습니다.
교육 디자인에서는 미래 교육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부분으로 교육 환경과 수업의 변화 또는 새롭게 부각될 교육의 화두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교육 전망에서는 미래 교육의 쟁점과 과제를 분석하고 점검해 보았습니다.
이 세 가지 주제 안에 현재의 교육과 미래의 교육이 담겨 있는 내용입니다.
서현아 앵커
미래 교육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좀 기술이 가장 먼저 떠오르기는 하거든요.
이 AI와 챗GPT같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주제가 상당한 비중으로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도구들은 우리 학교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떻게 활용할 수 있겠습니까?
이준권 교사 / 교사크리에이터협회 회장
이런 도구들이 당장 학교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AI와 에듀테크 등의 디지털 기술로 개개인의 역량에 맞는 학습 제공 그리고 맞춤형 학습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기대를 하고 있고요.
AI 디지털 교과서도 맞춤형 학습 제공에 대해 많은 연구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또 이러한 기술력과 축적된 학습 자료를 바탕으로 교사와 AI 튜터가 제공하는 맞춤형 피드백도 기대해 볼 수 있겠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저는 개인적으로는 이런 것들이 업무 효율화에 좀 더 많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길 고대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리고 책에서는 또 공교육의 책무로 느린 학습자와 문해력 교육 문제도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문제는 단순히 기술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인데 어떤 접근이 필요할까요?
이준권 교사 / 교사크리에이터협회 회장
말씀하신 대로 디지털 기술로 느린 학습자를 비롯한 문해력 또는 기초학력 부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분명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일반 학생들이라면 맞춤형 학습 제공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예측은 되지만 이 학생들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과 이유, 이걸 디지털 기술로 파악하기는 어렵잖아요.
특히 학습 동기와 같은 심리적 특성은 전혀 디지털 기술로 고려될 수가 없고요.
그러기에 이 영역에서만큼은 학습자의 특성을 고려해서 아날로그적으로 지원을 해야 하고 디지털 기술은 최초 학습 수준 진단 또는 교수적 수정의 도구 정도 이 정도로 활용하는 접근이 필요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리고 또 최근 가장 뜨거운 화두이기도 하죠.
권과 학생인권의 대립과 관련해서는 어떤 청사진을 그리셨습니까?
이준권 교사 / 교사크리에이터협회 회장
교권과 학생 인권은 사실 대립관계라기보다 어쩌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부 관계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교권과 학생 인권이 현재 많은 사람들이 왜 대립관계라고 느끼고 있다는 것은 어느 한쪽이 지나치게 강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독일의 교육자 베른하르트 부엡은 교육의 균형을 잡는 방법을 생각할 때 뱃사공의 이미지를 떠올려보라고 말했는데요.
작은 배가 왼쪽으로 기울면 몸을 오른쪽으로 기울여서 균형을 잡는 그런 모습 말입니다.
며칠 전 충남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충남도의회에서 가결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안타깝기도 하지만 학생의 책임과 의무는 배제된 채 학생의 권리와 권한만 명시되어 있는 조례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을 하고요.
지금에라도 학생 인권과 책임 조례 또는 교육공동체 모두의 인권을 지킬 수 있는 교육인권조례로 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권과 학생 인권 사이에 바로 이러한 균형이 하나의 청사진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세부적인 주제는 좀 차이가 있지만 결국 모두가 미래 교육이라는 화두에 대해서 고민을 하셨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이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어떤 공통된 문제의식도 있을까요?
이준권 교사 / 교사크리에이터협회 회장
다양한 의견들을 담고 있어서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렵지만 공통된 문제의식은 바로 백년지대계인 교육이 정권이 바뀔 때 혹은 리더가 바뀔 때마다 조령모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사회의 쟁점과 문제의식 그리고 트렌디한 이슈를 교육력에 반영하는 것 분명히 필요하지요, 하지만 그때마다 교육의 본질이 흔들리고 주객이 전도되는 일은 없어야 되겠습니다.
학생 개개인의 자아 실현을 돕고 나아가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는 사회인으로 성장하도록 이끄는 것 이것이 바로 교육이 변함없이 추구해야 할 본질적인 목표입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우리 현장 교사들이 생각하는 가장 시급한 교육 현안은 뭐였습니까?
이준권 교사 / 교사크리에이터협회 회장
아무래도 가장 시급한 교육 현안은 교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교육의 신뢰 회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사는 일반적인 직업 분류 기준에 전문직에 해당이 되지요, 전문가라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기르는 사람이니 학생들이 겪는 배움과 성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그래도 지금 많은 선생님들께서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배우면서 전문성을 쌓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선생님들이 이러한 교육 전문성을 발휘하려면 무엇보다 행정업무 또 잔무를 줄여야 되는데요.
공문 처리, 공모사업, 예산 사용, 방과후 돌봄 업무 등 이런 것들이 멀티플레이어 교사, 다양한 곳에 활용성 넓은 교사를 길러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할 것이 아니라 진정 교육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되는데요.
이게 바로 학생들이 보다 양질의 교육을 받게 되는 일로 이어질 것이고 이를 통해서 교육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래 교육은 교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교육의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우리 미래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준권 교사 / 교사크리에이터협회 회장
아마 미래 교육이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 이걸 떠올리실 것 같아요.
저 역시도 미래 교육과 관련해서 에듀테크, 디지털 교과서, AI 활용 교육 이런 이야기들 참 많이 듣고 나누고 있는데요.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준비하고 선도하기 위한 노력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미래 교육은 미래 사회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고 끊임없이 묻고 생각하는 것에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즉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교육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이제는 이거를 넘어서 미래 사회의 주인공인 우리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교육은 무엇인가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복잡한 계산과 답변을 인공지능이 척척 해주는 시대이기는 하지만 그럴수록 끊임없이 질문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