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폭설로 한때 마비…강원 고성 -19.1도
제주발 국내·국제선 수백편 결항
발 묶인 승객들로 공항 북새통
수도계량기 동파·비닐하우스 붕괴
한랭질환자 97명…사망자도 나와
22일 오후 3시 제주국제공항 3층 출발장은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외부와 달리 제주를 떠나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면서 열기를 뿜었다.
항공사 데스크마다 오전에 떠나지 못한 체류객들이 표를 구하기 위해 길게 늘어섰다. 출발장 내 의자가 부족해 바닥에 쪼그려 앉은 사람도 많았다. 제주공항에는 많은 눈이 내리면서 전날 159편 항공기가 결항한 데 이어 이날도 오전 8시20분부터 오후 4시까지 활주로 제설작업으로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경기 성남에 사는 이태훈씨(58)는 이날 오후 7시30분 항공기를 예약했지만, 폭설로 인한 결항 소식을 듣고 오전 일찍 공항을 찾았다. 이씨는 “공항에서 3시간째 기다리고 있는데 어떻게 제설 상황은 물론 언제 운항이 재개된다는 안내 방송이 단 한 번도 없느냐”면서 “고객 입장에서는 정보가 없어 너무 답답하다. 제대로 앉을 곳도 없어 다들 몇시간째 바닥에 앉아 기다리고만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제주를 찾았다는 50대 이모씨는 “오전 10시30분 항공기가 결항됐는데 항공사에서는 결항 문자는커녕 ‘복잡하니 2시간 빨리 오라’고 해서 허둥지둥 달려왔다”며 “항공사에서 공지 문자라도 미리 보내줬으면 숙소에서 차분히 기다렸을 텐데 이제 와 숙소를 예약하려니 요금도 비싸고 예약할 곳도 마땅찮다”고 말했다.
제주에 몰아닥친 폭설과 한파로 항공기가 무더기 결항하면서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은 이날 활주로에 내린 많은 눈으로 오전 8시2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제설작업을 실시하면서 7시간40분간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항공기는 제설작업이 마무리된 오후 4시 김해로 향하는 비행편을 시작으로 운항을 재개했다.
폭설에 따른 제설작업으로 제주공항에서는 이날 오후 7시 기준 국내·국제선 285편이 결항하고 3편이 회항했다. 제주공항에 계획된 항공편은 모두 476편이다.
전국을 강타한 한파로 곳곳에서 작물이 냉해를 입었으며 계량기와 수도관 동파도 잇따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집계된 수도계량기 동파 사고는 221건에 이른다. 수도관 동파 사례도 6건(서울 3, 경기 3) 발생해 복구가 완료된 상태다.
전북 익산에서는 쌓인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한 비닐하우스가 쓰러졌고 군산에서도 비닐하우스 1동과 축사 2동이 무너졌다. 충남 곳곳에서도 비닐하우스가 주저앉는 등 전국에서 시설물 붕괴 사고가 13건 발생했다. 폭설이 내린 제주에서는 50㏊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폭설로 전국 도로 18곳(제주 10, 전남 4, 충남 4)이 통제되고 여객선 21개 항로 27척(인천, 목포 등)의 운항이 중단됐다. 4개 국립공원 57개 구간의 진입이 금지됐다. 한랭질환자는 지난 21일 12명이 추가로 발생해 이달 들어 발생한 한랭질환자 수는 모두 97명으로 늘었다. 지난 18일에는 사망자도 1명 발생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강원 고성 지역의 최저기온은 영하 19.1도를 기록했다. 전북 무주 영하 17.9도, 경기 과천 영하 13.6도, 충남 계룡 영하 13.1도, 서울 영하 10.9도, 충북 제천 영하 9.5도 등이었다.
박미라·박용필·강현석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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