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치매 노인 구한 배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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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9시간 넘게 거리를 헤매던 치매 노인, 가족들은 실종신고를 하고 애타게 찾고 있었는데요.
40대 배달원 덕에,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송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1일, 80대 여성이 음식점 앞을 서성입니다.
기온은 영상 4도. 오전부터 종일 비가 내려 추웠는데, 얇은 블라우스를 입고 맨발에 슬리퍼만 신었습니다.
야쿠르트 배달원인 40대 고모 씨가 이 여성을 처음 본 건 오전 8시쯤입니다.
이후 오후 3시와 5시에도 같은 동네에서 세 번이나 마주치자 심상치 않음을 느꼈습니다.
[고모 씨 / 배달원]
"몸을 벌벌벌 떨면서 어디서 넘어지셨는지 바지는 다 젖었고 얼굴 한쪽에 멍이 드셨더라고요. 안 되겠다 싶어서 거기 앞에 카페에 모시고 가서 따뜻한 차를 한 잔 사드렸어요."
고 씨는 대화를 하면서 해당 여성이 치매 노인임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고모 씨 / 배달원]
"'어머님, 아드님 이름이나 연락처나 어머님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하니까 대답을 못 하세요."
노인의 사정을 알게 된 카페 사장도 요깃거리를 대접했습니다.
[김민숙 / 카페 사장]
"하루 종일 못 드신 것 같아서 떡 드렸어요. 저희 엄마 생각나서. 저희 엄마도 연세가 있으신데 그 나이 되시면 저러시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9시간 넘게 거리를 배회하던 80대 여성은 그날 저녁 실종신고를 한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갔습니다.
소식을 듣고 안도한 고 씨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얼굴 공개는 정중히 사양했습니다.
[고모 씨 / 배달원]
"할머니가 다른 얘기는 못 하시는데 저 보고 '아기 엄마 고마워, 아기 엄마 고마워' 몇 번을 그러시더라고요. 제 눈에 띄어서 그래도 빨리 더 추워지기 전에 찾을 수 있게 돼서 (다행이에요)."
채널A 뉴스 송정현입니다.
영상취재: 이호영
영상편집: 박혜린
송정현 기자 ssong@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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