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형제의 난', 조현범 회장이 승리했지만…MBK, 의미심장 예고

강주헌 기자, 이사민 기자 2023. 12. 2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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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그룹의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조양래 명예회장의 지지를 얻은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한국앤컴퍼니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조 명예회장의 조현범 회장에 대한 주식 블록딜부터 시작됐는데, 이 당시 조 명예회장의 정신이 온전치 못했다면 나머지 형제들이 블록딜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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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200억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3.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앤컴퍼니그룹의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조양래 명예회장의 지지를 얻은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MBK파트너스는 22일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에 유의미한 청약이 들어왔으나 목표치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무엇보다 중요함에 따라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까지 진행된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청약에서 최소 수량인 발행주식총수의 20.35%에는 미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목표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한주도 사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 조현범 연대'를 구성한 장남 조현식 고문(18.93%)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0.81%), 차녀 조희원씨(10.61%)의 지분은 총 30.35%다.

이들과 손잡은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 신청 마지막날인 이날까지 지분 20.35∼27.32%를 주당 2만4000원에 공개매수할 계획이었으나 실패했다. 공개매수 시작 열흘 만에 단가를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올렸지만 조 회장이 사실상 과반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 방어 굳히기에 나서면서 일반주주의 공개매수 청약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과 '백기사' 효성첨단소재가 경영권 방어에 동참하면서 조 회장 측에 힘이 실렸다. 조 회장은 이날까지 본인 42.03%, 아버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 4.41%, 사촌 형이 이끄는 효성첨단소재 0.75% 등을 포함해 47.19%의 지분을 확보했다.

조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우선 성공했지만 MBK파트너스가 상황을 계속 주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추가적인 경영권 인수 시도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MBK파트너스는 한국앤컴퍼니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MBK파트너스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한국앤컴퍼니는 탄탄한 펀더멘털과 지속성장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라면서도 "부실한 지배구조와 대주주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했기에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 측이 조 회장의 우호세력이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늘린 과정을 문제 삼아 법적 공방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시세조종이나 주식 대량 보유 보고 의무(이른바 5%룰) 위반했다는 등의 의혹이다.

조 명예회장의 성년후견심판도 남아있다. 한국앤컴퍼니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조 명예회장의 조현범 회장에 대한 주식 블록딜부터 시작됐는데, 이 당시 조 명예회장의 정신이 온전치 못했다면 나머지 형제들이 블록딜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아버지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조 명예회장의 성년후견심판을 진행 중이다. 1심은 조 명예회장의 과거 진료 기록과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조 이사장의 청구를 기각했다. 조 이사장은 정신감정 없는 결정은 "객관적인 판단이 아니다"라고 반발하며 항고를 제기했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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