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실패…조현범 회장 경영권 방어 성공
MBK파트너스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갔다. 조양래 명예회장의 지원사격으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MBK 관계자는 22일 공개매수 결과에 대해 “유의미한 청약이 들어왔으나 목표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MBK는 공개매수에 응한 지분이 최소 기준인 20.35%에 미달할 경우 주식을 사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장남 조현식 고문 등과 손잡은 MBK는 당초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한국앤컴퍼니 지분 20.35%~27.32%를 취득하고자했다. MBK는 공개매수 물량에 장남 조현식 고문(18.93%), 차녀 조희원씨(10.61%),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0.81%) 등의 지분 30.38%까지 더해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목적이었다.
그동안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공개매수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분위기였다. 공개매수가 시작된 초기에는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을 넘어서면서 공개매수 실패가 점쳐졌다.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넘어서면 기존 주주로서는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조양래 명예회장 등 조현범 회장의 백기사들이 공개매수에 대항에 한국앤컴퍼니 지분 확보에 나서면서 승기가 기울었다. 조 명예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지난 7일부터 사들이기 시작해 이날까지 4.41%를 확보했다. 효성첨단소재도 이날까지 한국앤컴퍼니 지분 0.75%를 확보하고, 조 회장의 특별관계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조현범 회장 측의 특별관계자의 지분은 47.22%까지 늘었다.
백기사들의 지분 확대로 공개매수에 응할 물량이 MBK의 목표치에 미달될 가능성이 커지자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공개매수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앤컴퍼니는 전날보다 730원(4.27%) 떨어진 1만6380원에 거래를 마쳤다. MBK는 지난 15일 공개매수 가격을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올리며 대응에 나서기도 했지만 유의미한 물량을 모집하지 못했다.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의 난’이 일단락됐지만 금융감독원 등의 조사 결과 등의 변수가 남아있다. 앞서 MBK는 금융감독원에 조양래 명예회장의 시세조종 혐의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MBK는 조 명예회장이 MBK 측에서 종전에 제시한 공개매수가(2만원) 이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취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남·아버지’ 대 ‘장남·장녀·차녀·MBK’의 구도로 짜여진 경영권 분쟁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 MBK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한국앤컴퍼니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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