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선수의 국적은 대한민국입니다...손흥민+김민재, 英가디언 올해 TOP 100위 진입→SON 24위 KIM 37위
[포포투=오종헌]
손흥민과 김민재가 영국 매체 선정 올해 최고의 축구선수 100위 안에 포함됐다.
영국 '가디언'은 21일(한국시간) 2023년 최고의 축구선수 100명을 선정했다. 먼저 11위부터 100위까지 공개됐고 이후 1위부터 10위까지 따로 공개된다.
손흥민은 24위에 올랐다. 지난해 대비 두 계단 상승했다. 이 매체는 "지난 시즌 스포츠탈장 문제를 겪으며 경기를 소화했던 손흥민은 5월 말이 되어서야 수술을 받았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손흥민은 팀이 더 곤경에 빠지는 걸 원치 않았다. 본인도 역경을 겪었고, 공격포인트는 눈에 띄게 줄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매체는 "하지만 부상을 털어내고 맞이한 올 시즌. 손흥민은 토트넘의 주장이라는 책임감 속에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좌측면 윙어로 뛰게 할 뿐만 아니라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재도 37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00위 안에 들지 못했고, 이번이 첫 진입이다. '가디언'은 "세계 최고의 센터백 중 한 명인 김민재가 이번에 처음으로 100위 안에 들었다는 건 다소 이례적일 수 있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그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뜻이 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김민재는 페네르바체에서 좋은 시즌을 보냈고, 그 다음 시즌에는 나폴리의 우승의 영광을 이끌었다. 김민재의 계약 안에 포함된 5,000만 유로(약 716억 원)의 바이아웃은 많은 팀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만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최근 몇 년 동안 수비진에 어려움이 있었고 신체적으로 뛰어나고 빠른 김민재를 중심으로 수비를 재편하고자 한다"고 조명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공수의 핵심 손흥민과 김민재가 높은 순위에 자리했다. 먼저 손흥민의 경우 토트넘에서 벌써 9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베테랑이다. 그는 지난 2015년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은 다소 아쉬웠다. 리그 28경기에 출전해 4골에 그쳤다. 이 때문에 독일 분데스리가 복귀설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손흥민은 토트넘에 남아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다행히 2번째 시즌부터 훨훨 날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꾸준하게 리그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달성하며 토트넘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 중 최고의 순간은 2021-22시즌이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PL) 개막전부터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결국 리그 23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골든부트 수상하는 순간이었다.
영예를 뒤로 하고 지난 시즌 전반기에는 다소 주춤했다. 리그 개막전에서 1도움을 올리며 순조로운 시작을 알렸지만 2021-22시즌의 좋은 흐름은 이어지지 않았다. 득점과 어시스트를 올리지 못했다. 공격수로서 팀에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면서 선발 제외 여론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손흥민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안와골절 부상을 당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스포츠탈장 부상까지 안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지난 시즌 후반기 반등에 성공했다. 최종적으로 리그 10골로 시즌을 마쳤다. 특히, 그 과정에서 지난 4월 브라이튼을 상대로 리그 100호골을 신고했다. PL 역사상 34번째이자, 당연히 아시아 선수 최초였다.
올 시즌은 팀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떠난 뒤 공석이었던 정식 사령탑 자리에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도착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호주, 일본 등 아시아 무대에서 주로 지도자 생활을 했다. 2021년 셀틱에 부임한 뒤 수많은 우승컵을 수집하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지난 시즌 역시 '도메스틱 트레블(국내 대회 3관왕)'이라는 업적을 올렸다. 이에 토트넘이 접근해 선임을 완료했다.
선수단에도 변화가 있었다. 라커룸 내 핵심 인물 두 명이 이탈하게 됐다. 먼저 10년 넘게 토트넘의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했던 위고 요리스와의 동행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아직 토트넘에 남아있지만 1월 이적시장이 열리면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인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케인은 프리시즌 기간 친선 경기를 치르면서 요리스를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찼다. 그만큼 케인은 팀 내 핵심이자 간판스타였다. 지난 시즌 역시 맹활약을 펼쳤다. 리그에서만 무려 30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토트넘이 오랜 기간 무관에 그치면서 이적을 추진했다. 케인은 우승컵을 원했다.
최종 행선지는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토트넘은 케인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재계약을 추진했다. 하지만 돈보다 우승컵을 원하고 있고, 새로운 도전을 결심한 그를 설득하기는 쉽지 않았다. 뮌헨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확실한 대체자를 찾고 있었기 때문에 케인의 입장과 맞물려 본격적으로 이적을 추진했다.
6월 말부터 이적 작업이 시작됐고, 뮌헨과 토트넘은 치열한 협상을 반복했다. 뮌헨이 영입 제안을 하면 토트넘은 거절했다. 그러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합의점을 찾았다. 요리스와 케인이 떠나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팀의 중심을 잡아줄 새로운 주장을 찾아야 했다. 최종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당시 손흥민은 "이 거대한 팀의 주장이 되어 정말 영광이다. 나는 이미 모든 선수들에게 경기장 안과 밖 어디에서든 스스로가 주장이라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이 유니폼과 주장 완장을 위해 모든 걸 바칠 것이다"고 주장 선임 소감을 밝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이미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그렇기 때문에 주장으로 매우 적합하다. 모두가 손흥민이 월드클래스 선수라는 걸 알고 있다. 또한 이미 라커룸 내에서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 그가 단순히 인기가 많은 선수라서가 아니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많은 걸 성취했기 때문이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현재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토트넘의 상승세에 기여하고 있다. 경기장 안팎에서 제몫을 다하고 있다. 특히 시즌 전반기 원톱으로 뛰면서 엄청난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처음에는 좌측 윙어로 나섰지만 히샬리송이 좀처럼 골맛을 보지 못하면서 손흥민이 대신 이 위치에서 뛰고 있다.
손흥민은 9월 초 번리전에서 처음 원톱으로 뛰었는데 곧바로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이후에도 꾸준하게 득점포를 가동했다. 아스널, 리버풀 등 강팀들을 상대로도 존재감을 발휘하며 골맛을 봤고, 팀에 승점을 안겼다.
9월에만 6골을 몽아치는 등 뒤어난 활약에 힘입어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무려 3년 만에 쾌거였다. 2016년 9월, 2017년 4월, 그리고 2020년 10월이 마지막이었다. 현재 통산 4회 수상으로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 마커스 래쉬포드(이상 맨유) 등 현역 선수들은 물론 티에리 앙리, 앨런 시어러, 프랭크 램파드 등 레전드들과 같은 기록이다.
득점 페이스도 엄청나다. 손흥민은 현재 리그에서 10골을 넣으며 득점 3위에 올라있다. PL 통산 113골을 기록 중이기도 하다. 7골만 추가하면 120골 고지를 돌파할 수 있으며 9골을 넣으면 통산 득점 순위 20위 안에도 진입할 수 있다.
또한 8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면서 웨인 루니(11시즌 연속), 프랭크 램파드(10시즌), 세르히오 아구에로, 해리 케인(이상 9시즌), 티에리 앙리, 사디오 마네(이상 8시즌)에 이어 7번째로 이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김민재는 올여름 뮌헨에 입단했다. 2021-22시즌을 앞두고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며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뛰어난 활약에 힘입어 한 시즌 만에 빅리그에 입성하게 됐다. 행선지는 이탈리아 세리에A의 나폴리였다. 김민재는 칼리두 쿨리발리의 대체자였다. 쿨리발리는 오랜 기간 나폴리의 수비를 책임지며 세리에A 정상급 센터백으로 자리매김한 선수였다. 그렇기 때문에 빅리그 경험이 없는 김민재가 그를 대신한다는 소식에 의문부호를 갖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김민재는 빠르게 의심을 씻어냈다. 시즌 초반부터 나폴리 수비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결국 나폴리는 김민재의 든든한 수비력에 힘입어 1989-90시즌 이후 33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세리에A 사무국은 데뷔 시즌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김민재에게 베스트 수비수 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김민재의 가치는 폭등했다. 페네르바체에서 이어 나폴리에서도 이적 1년 만에 많은 팀들과 연결되기 시작했다.몇몇 팀들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최종적으로 영입에 성공한 팀은 뮌헨이었다. 뮌헨은 올여름 뤼카 에르난데스, 벵자맹 파바르가 이적 의사를 내비치며 수비 보강이 필요했다.
이에 김민재를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이적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김민재가 6월에 기초 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훈련소에 입소해야 했지만 협상은 계속 이어졌다. 결국 훈련 수료식에 맞춰 메디컬테스트 완료 소식과 뮌헨이 나폴리 측에 바이아웃 5,000만 유로(약 709억 원)를 지불했다는 소식이 모두 전해졌다.
김민재는 프리시즌 기간 꾸준하게 기회를 받았다. 적응기를 보낸 그는 RB라이프치히와의 독일 슈퍼컵에서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에는 선발이 아닌 교체로 투입됐다. 하지만 베르더 브레멘과의 독일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첫 선발 출전을 달성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DFB포칼까지 사실상 모든 대회에 빠짐없이 출전하고 있다.
사실 팀적인 이유 때문에 휴식을 취할 수 없었다. 뮌헨은 김민재를 제외하면 올여름 센터백을 추가로 영입하지 않았다. 결국 1군 센터백 자원은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마타이스 더 리흐트 3명뿐이었다. 타렉 부흐만이라는 어린 유망주가 있었지만 아직은 성장이 필요한 상태이며 시즌 초반 장기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
사실상 세 명으로 시즌을 치러야 하는 상황. 여기에 더 리흐트가 부상으로 전반기 대부분을 이탈했다. 이 때문에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계속 선발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더 리흐트가 잠시 복귀해 경기를 뛴 적도 있지만 이때는 우파메카노가 결장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못 뛰어서 힘든 것보다는 차라리 많이 뛰어서 힘든 게 낫다"고 밝혔다.
그러나 독일 '스포르트1'은 지난달 중순 "김민재는 올 시즌 뮌헨의 리그 경기 총 990분 중에서 959분을 뛰었다. 모든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더 리흐트, 우파메카노의 부상이 반복되면서 건강한 선수는 김민재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며 김민재의 혹사에 우려의 시선을 표했다.
또한 이 매체는 "김민재는 A매치 기간에도 쉬지 못한다. 대한민국 서울에서 싱가포르전을 치른 뒤 다시 2,000km 떨어진 중국 원정을 떠나야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전을 마치고 80시간이 되지 않아 쾰른을 상대해야 한다. 비행 거리를 다 합치면 20,000km 정도다"고 덧붙였다.
제대로 쉬지 못하고 계속 경기에 출전하면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줄 때도 있었다. 이에 독일의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는 9월 말 "김민재는 아직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에는 미치지 못했다. 뮌헨 수비의 불안 요소로 남을 수도 있다. 그는 하루빨리 분데스리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김민재를 영입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기대에 부응하진 못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11월 A매치 휴식기 직전에도 비판을 받았다. 김민재는 하이덴하임과 분데스리가 11라운드에서 선발로 나섰다. 그리고 후반 25분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민재의 패스가 빼앗기며 역습이 이어졌다. 그리고 김민재는 실수를 막기 위해 장-니클라스 베스테의 슈팅 상황에서 태클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공이 굴절되면서 노이어 골키퍼가 막기 어려운 궤적으로 득점이 되고 말았다.
다행히 해당 경기는 뮌헨의 4-2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독일 현지 매체들은 휴식 없이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100%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든 김민재에게 낮은 평점을 매기며 혹평했다.
뮌헨의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단장은 김민재를 옹호했다. 그는 "우리 모두 김민재가 매 경기 풀타임을 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 그러다보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다"며 감쌌다.
뮌헨이 올 시즌 리그 첫 번째 패배를 맛본 프랑크푸르트전에서도 김민재는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뮌헨이 5실점 대패를 당했기 때문에 센터백 김민재는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러나 오히려 대량 실점이 자극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프랑크푸르전 이후 맨유, 슈투트가르트와의 경기에서 단단한 수비력을 뽐냈다. 뮌헨은 두 경기 모두 클린시트(무실점)를 달성했다. 특히, 슈투트가르트전에서는 코너킥 상황에서 타점 높은 헤더로 데뷔골을 신고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전반기 종료 현재 시점 분데스리가 베스트11에 김민재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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