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1970년대생 채워야”… 한동훈發 세대교체 신호탄

조병욱 2023. 12. 2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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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韓비대위’ 체제 인선 촉각
윤재옥 “운동권 정치 물리치고
탈진영 탈팬덤 시대 열 수 있어”
與, 26일 전국위… 韓 위원장 정식 임명
수도권서 호소력 있는 인물 발탁 관측
희생 혁신안 수용 촉각… 영남 의원 긴장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회 체제가 본격적인 출범 준비에 돌입하면서 첫 일성이 될 인선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 전 법무부 장관은 22일 주변의 조언을 들으며 비대위원 인선과 관련한 고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선은 1970년대생이 지도부 전면에 등장하는 보수 정치권 세대교체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비상대책위원장직 제안을 받아들인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1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이임식에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이날 제10차 전국위원회 소집을 공고했다. 오는 26일 개최될 전국위는 비대위 설치의 건과 한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비대위는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 당연직 3명과 비대위원장이 지명한 지명직 6명으로 꾸려진다. 다만 정책위의장 등 기존 지도부는 김기현 전 대표의 사퇴에 맞춰 사의를 표명했다가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이 새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업무 수행을 요청한 만큼 새 비대위 체제에서 유임 여부도 관심사다. 총선이 110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임명직 당직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윤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후보는 운동권 정치를 물리치고 탈진영, 탈팬덤 정치 시대를 열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청년층 및 중도층과도 공감대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한 전 장관이 지명할 비대위원 후보군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쏟아지는 가운데 대체로 젊은층과 수도권에 호소력이 있는 인물이 발탁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하태경 의원은 “비대위부터 세대교체를 건의한다”며 “비대위원 전원을 1970년대 이후 출생자로 채우자”고 제안했다. 이어 “586 정당 민주당을 국민의힘 789세대(70·80·90년대생)가 심판하자”면서 당내 1970년대 이후 주요 정치인의 이름을 열거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운데)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의동 정책위의장, 윤 권한대행, 이만희 사무총장. 뉴스1
한 초선 의원은 비대위 구성에 대해 “이번 비대위는 거대한 항공모함처럼 선회가 느리고 사람만 많은 체제보다는 재빠른 고속정이나 구축함처럼 사안에 빠르고 경쾌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성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비대위 인원도 할당된 숫자를 다 채우기보다 필요한 최소 인원을 특공대 형식으로 갖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했다.

한 전 장관이 전날 “상식 있는 동료 시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길을 같이 만들겠다”며 “국민의 상식과 생각이라는 나침반을 가지고 앞장서겠다”고 한 메시지가 결국 새롭게 꾸려질 비대위의 구성을 예고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으로 다양한 목소리가 최대한 많이 나올수록 더 강해지고 유능해지고”라고 한 대목도 주목된다.

당 지도부 한 관계자도 “수도권 중심, 젊은 세대에게 호소력 있게 이야기하고, 집권당에 기대하는 건 역량과 실력”이라며 “이 삼박자를 갖춘 비대위가 뜨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오면 사례처럼 사고가 터질 수 있어 이런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30·40대, 전문가 위주로 구성이 되지 않겠느냐”며 “신선한 느낌을 위해 외부 인사도 많이 포함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서울의 한 당협위원장도 통화에서 “결국 상징이 중요하다. 한 전 장관이 새로운 인물이니까, 인물에 맞는 팀을 짜서 그렇지 않은 더불어민주당과 대조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한 의원은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분이 비대위원으로 필요하다”며 “기존 정치인과 다른 정치 교체, 정치 자체를 바꾸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줄 수 있는 인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사람이 다 한다고 해서 정치 교체가 아니라 기존 정치에 길들여지지 않은 그런 분들이 대거 들어오셨으면 좋겠다”며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프레임에서 벗어나 미래와 민생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수도권 의원은 “한 전 장관의 메시지를 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점이 많아 어떤 인선이 나올지 기대된다”며 “본인의 이야기처럼 서민과 약자, 미래 준비 등 거기에 맞는 사람을 뽑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국내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당·정·대 회의 사진을 보면 모두 60대 남성으로 구성돼 있다”며 “내년 총선에서 표를 얻기 위해선 이 구도를 깨고, 여성과 젊은층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인물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사. 연합뉴스
◆미완의 혁신, 영남 중진 개혁에도 나설까

한동훈 비대위는 앞선 김기현 체제가 혁신위의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희생 방침에 반발하다 결국 붕괴한 만큼 이를 이어갈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이 때문에 당내 주류인 영남권 중진 의원들도 긴장하는 눈치다.

이날 영남권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공관위가 구성되고 하는 과정에서 혁신위가 했던 개혁 방향에 대한 움직임이 다시 나타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한편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취임이 확정됐지만 의원들의 공개 메시지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과거 김 대표 체제 출범 당시 다양한 공개 메시지가 쏟아진 것과 대조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한 비대위가 출범하는 상황은 중진뿐 아니라 초선들에게도 공포스러운 분위기”라며 “김기현 전 대표 체제를 공개적으로 옹위했다 입장이 난처해진 의원이나 개혁의 대상이 될 중진들이 선뜻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당내에서는 한 전 장관과의 콘택트 포인트(연결지점)를 몰라 다들 답답해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했다.

조병욱·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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