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OPEC의 패배"…사우디 감산 노력에도 유가 하락 이어져

박신영/장서우 2023. 12. 22. 18: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앙골라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는 현재 글로벌 경제 여건에서 원유 감산만으로 국제 유가 하락을 방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이 원유 생산량을 늘린 데다 중국의 경기 둔화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만큼 수요가 회복하지 못해서다.

앙골라는 지난 11월 회의에서 OPEC이 유가 부양을 위해 자국과 나이지리아 등의 내년 생산량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것에 반발하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阿 산유국 앙골라 OPEC 탈퇴
美, 원유 생산량 사상 최대 수준
중국 경기 둔화도 수요 정체 원인

앙골라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는 현재 글로벌 경제 여건에서 원유 감산만으로 국제 유가 하락을 방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이 원유 생산량을 늘린 데다 중국의 경기 둔화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만큼 수요가 회복하지 못해서다.

앙골라의 탈퇴는 예고된 상황이었다. 앙골라는 지난 11월 회의에서 OPEC이 유가 부양을 위해 자국과 나이지리아 등의 내년 생산량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것에 반발하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앙골라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약 110만 배럴이다. OPEC 전체 생산량 2800만 배럴과 비교하면 많지 않다. 앙골라의 탈퇴가 다른 회원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해운 정보 제공업체 케이플러의 매트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앙골라의 탈퇴는 OPEC의 응집력과 방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건”이라며 “OPEC은 국제 유가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려는 싸움에서 지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OPEC의 원유 감산을 주도하는 이유는 회원국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 자국 네옴시티 건설을 위한 재정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사우디는 더라인 건설과 홍해 프로젝트 등 대규모 건설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에 따른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 유가를 배럴당 81달러 이상으로 방어해야 한다. 사우디의 노력에도 유가 하락을 방어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원유 생산량을 늘리며 시장 지배력을 확보해 나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에서 하루 원유 1330만 배럴을 생산했다고 발표했다. 직전 최고치인 1320만 배럴을 재차 경신했다.

에너지시장 컨설팅업체 라이스타드에너지에 따르면 현재 340만 배럴 수준인 브라질의 하루 원유 생산량도 2030년 530만 배럴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영기업 페트로브라스의 석유 생산량이 같은 기간 하루 210만 배럴에서 330만 배럴까지 뛸 것이란 추정에 기반한 수치다. 각국에서 줄줄이 원유 생산이 호황에 들어서며 국제 유가는 2020년 이후 3년 만에 연간 기준 내림세를 보였다.

중국 경기 둔화도 원유 수요를 정체시키고 있다. 중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에 비해 0.5% 하락했다. 중국의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기 대비 3.0% 하락했다.

홍해의 긴장감은 여전히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210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실은 배 158척이 홍해를 피해 다른 항로를 택했다. 컨설팅사 MDS트랜스모달은 20피트 컨테이너당 5만달러로 추정되는 이들 화물의 가치는 총 1050억달러라고 추산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장서우 기자 nyusos@hankyung.com

클래식과 미술의 모든 것 '아르떼'에서 확인하세요
한경 창간 60주년 구독신청 사은품 보기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