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아기 열이 펄펄” 즉각 입원…‘이 동네’는 응급실 뺑뺑이 없다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3. 12. 2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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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3일 일요일 오전 9시.

성북우리아이들병원이 운영하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은 주말 아침부터 긴급한 내용의 메시지들로 분주했다.

성북우리아이들병원 소아 전문의가 해당 글을 올린 지 3분만에 고대안암병원의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응급실을 거치지 않고 바로 입원할 수 있도록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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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활용 의료 전달 핫라인으로
소아환자 위중상태 빠르게 공유하며
협력병원 이송도 즉각 결정 가능해
정부도 해당 모델 체계 도입 추진 중

◆ 의료혁신 속도 ◆

길음역 인근에 있는 성북우리아이들병원 [사진 = 성북우리아이들병원]
지난 9월 3일 일요일 오전 9시. 성북우리아이들병원이 운영하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은 주말 아침부터 긴급한 내용의 메시지들로 분주했다. 생후 6개월된 아이가 경구 항생제를 먹었음에도 6일째 열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성북우리아이들병원 소아 전문의가 해당 글을 올린 지 3분만에 고대안암병원의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응급실을 거치지 않고 바로 입원할 수 있도록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곧장 2차병원에서 3차병원으로 옮겨진 소아환자는 의료진의 신속한 판단과 협진으로 며칠 뒤 무사히 퇴원했다.

소아과 오픈런(진료받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현상)과 응급실 뺑뺑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필수의료 붕괴 현실 속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우리아이들병원 방식의 해법이 주목받고 있다. 모바일을 활용한 의료전달체계인 핫라인은 1·2·3차병원 의료진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다. 소아환자의 위중 상태를 빠르게 공유하고 상급병원으로의 전원 여부를 3~5분내로 결정한다.

22일 우리아이들병원에 따르면 올해 2월 고대안암병원과 처음 개설한 핫라인은 협력기관이 늘면서 현재 20여개까지 만들어졌다. 하나의 채팅방에는 우리아이들병원과 상대 병원 소속 의료진들 10~20명이 모여있다. 2차 의료기관(전문병원)인 우리아이들병원을 중심으로 1차 의료기관(의원)인 키즈쑥쑥소아과·이라소아과, 3차 의료기관(상급종합병원)인 고대안암병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아이들병원이 이 같은 해법을 찾은 계기는 코로나19였다. 코로나19로 제대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하는 소아 환자가 늘어나자 우리아이들병원은 환자 24시간 관리 앱 ‘우아닥터’를 만들어 대응하면서 모바일을 통해 의료전달체계의 대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많은 의사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우아닥터’ 외에 카카오톡을 적극 활용하게 됐다.

우리아이들병원 핫라인의 가장 큰 특징은 환자가 위중할 경우 응급실을 거치지 않고 바로 입원실로 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성관 우리아이들병원 이사장은 “응급실에서 대기하는 시간조차 아껴야 하는 긴급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3차병원 의료진이 입원전담의를 바로 배치한다”며 “소아환자들의 골든타임 시간은 성인에 비해 짧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가 안심하고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효율적인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아이들병원 핫라인을 모델로 한 의료전달체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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