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 "이번 공개매수는 끝 아닌 시작"…형제간 분쟁 장기화 될 듯
가격 20% 올리며 강수 뒀지만…
소액주주 "성공 힘들다" 장내매도
중립 선언 hy, 공개매수 참여 안해
최소 매집 지분 20.35% 못 채워
MBK,시세조종 법정공방 펼치며
2차 공개매수 기회 모색할 듯
MBK파트너스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마지막날인 22일. 공개매수 청약 대리기관인 한국투자증권 지점은 전반적으로 한산한 가운데 청약하려는 개인투자자는 많지 않았다. 한 지점 관계자는 “공개매수 가격이 주가보다 40% 이상 높지만 공개매수에 응한 고객은 20명도 채 안 됐다”며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쪽이 과반 지분율을 확보해 경영권을 사실상 확보했다는 뉴스가 나오다 보니 참여율이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어 측 ‘총동원 전략’ 통했다
MBK파트너스가 시도한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가 실패했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성공을 위해 제시한 최소 매집 지분율(20.35%)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는 이날 “유의미한 청약이 들어왔으나 목표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개매수는 시작부터 쉽지 않은 싸움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방어 측인 조 회장 지분이 42%를 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이 장내에서 지분 8%만 추가로 사들이거나 그만큼 우호 세력을 확보하면 경영권 분쟁을 끝낼 수 있었다.
조 회장 측은 이런 이점을 최대한 활용했다. 조 회장 편에 선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은 공개매수 기간 지분을 4.41% 사들이며 힘을 실었다. 백기사로 등판한 한국앤컴퍼니의 ‘사촌 기업’ 효성첨단소재도 시장에서 이날까지 지분 0.75%를 사들였다.
MBK파트너스가 금융당국에 시세조종 혐의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조 회장 측은 장내에서 지분을 계속 매입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공개매수 실패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가를 억눌렀다. 공개매수 마감일인 이날 한국앤컴퍼니는 4.27% 하락한 1만6380원에 마감했다.
MBK파트너스가 지난 15일 공개매수 가격을 20% 올렸지만 일반주주들의 마음을 돌리진 못했다. 산술적으로 공개매수 단가인 2만4000원에 팔면 46.5%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일반주주 참여는 많지 않았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에 응하는 지분이 최소 20.35%를 넘지 않으면 한 주도 사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공개매수가 성공할 확률이 낮다고 본 일반주주들은 장내에서 주식을 던지고 나갔다.
막판 ‘중립’을 선언한 hy가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것도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hy는 한국앤컴퍼니 지분 약 1.5%를 보유하고 있다. hy는 “장기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인수했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선 결국 조 회장 우호세력으로 남는 것을 택한 것으로 해석했다.
○MBK 측, 법적공방·주주포섭 병행할 듯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 청약 최종 수량을 27일 발표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공개매수에 응한 지분이 15%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하지만 MBK파트너스는 법적 분쟁을 이어가면서 반전의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명예회장 등 조 회장의 우호세력이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늘리는 과정에서 시세조종이나 주식 대량 보유 보고 의무(이른바 5%룰) 위반 등의 혐의가 있는지를 둘러싸고 법적 공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가처분 소송 등을 통해 방어 측 의결권 일부를 제한하려는 시도에도 나설 공산이 크다. 금융당국의 시세조종 혐의 조사 결과 등을 지켜보면서 2차 공개매수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공개매수를 주도한 MBK파트너스 스페셜시츄에이션(SS)펀드를 이끄는 부재훈 부회장은 이날 “한국앤컴퍼니와 같이 지배구조 문제로 기업 가치가 훼손된 기업에 대해선 추가 투자 기회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쟁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MBK파트너스와 손잡은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도 “이번 공개매수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지배구조 개편 문제를 계속 제기할 것이라는 뜻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방어 측인 조 회장은 공개매수가 끝난 뒤 향후 경영권 분쟁이 반복되지 않도록 장내에서 추가로 지분을 사들여 과반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측 인사를 대거 이사회에 넣어 경영권 방어 진용을 꾸릴 것으로 전망된다.
차준호/박종관/하지은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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