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문법 거부한 한동훈의 첫 카드는... 비대위 29일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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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추대될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은 "여의도 사투리가 아닌 국민 5,000만 명의 문법을 쓰겠다"고 공언해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전 장관 내정을 두고 "어제와 전혀 다른 정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1973년생으로 50세인 한 전 장관은 전날 "국민을 위해 열정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분을 모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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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인선은 29일 마무리... 1월 1일 현충원 참배
'용산 직할체제' 탈피 요구… 유승민·이준석 만날까
2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추대될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은 "여의도 사투리가 아닌 국민 5,000만 명의 문법을 쓰겠다"고 공언해왔다. 여의도의 기성 정치를 정면으로 거부한 셈이다. 자연히 그가 누구를 처음 만나고, 어디에 가고, 비대위원을 어떻게 꾸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파격이라면 비대위가 순풍을 달겠지만, 여론을 의식해 무리수를 두거나 익히 보던 방식과 별 차이가 없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전 장관 내정을 두고 "어제와 전혀 다른 정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26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대위원장 임명안을 추인한다. 한 전 장관은 그때까지 정치적 행보를 자제하며 총선 승리를 위한 정국 구상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29일까지 위원 인선을 끝내고 비대위를 출범할 계획이다. 공식 첫 일정은 1월 1일 현충원 참배로 잡혔다.
'한동훈 비대위'를 놓고 '용산 대통령실 직할체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를 어떻게 수습할지가 관건이다. 당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 예방 등 무난한 행보를 답습한다면 시작부터 꼬일 가능성이 크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행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탈당을 시사한 이준석 전 대표나 줄곧 윤 대통령 비판 목소리를 내온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차별화 의지를 보이는 데 그만한 인물들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한 전 장관이 이들을 먼저 만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한 전 장관은 전날 "특정한 사람에 대해서 따로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 의원은 "아쉬운 건 그쪽"이라고 잘라 말했다. 대신 오세훈 서울시장을 찾아 '안정적 변화' 이미지를 강조하며 내년 총선에서 서울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방안도 거론된다.
첫 행선지로 정치권을 완전히 벗어날 가능성도 있다. 장관 시절 신당역 살인사건 현장을 가장 먼저 찾았고, 최근에는 순직 장병 어머니를 만나 눈물을 흘린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한 수도권 의원은 "그런 정도의 행보라면 정치를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대중의 기호란 건 본인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원 구성은 좀 더 실질적인 문제다. 1973년생으로 50세인 한 전 장관은 전날 "국민을 위해 열정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분을 모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40대의 젊은 전문가 그룹을 발탁해 한 전 장관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 앞서 향후 공천을 비롯한 실무를 책임질 사무총장과 한동훈의 의중을 전달할 대변인 인선도 관전 포인트다. 윤 원내대표와 이만희 사무총장,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 등 주요 당직을 경찰 출신이 장악한 터라 '검경 합동수사본부'라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다. 한 전 장관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다. 다만 지난 총선 참패로 수도권 인재 풀이 부족해 당내 인사를 발탁하기에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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