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예산 지원 ‘0원’ TBS, 당분간 지원 더 받는다…5개월간 93억

인건비 등 필수 경비 내년 5월까지 한시 지원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사옥. /뉴스1

내년부터 서울시 예산을 전혀 지원받지 못하게 돼 위기에 처했던 교통방송(TBS)이 일단 직원 인건비와 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 지원 폐지가 5개월 연기된 덕분이다. 지원 금액은 93억원이다. 다만 내년 6월부터는 지원이 끊긴다.

서울시의회는 22일 본회의에서 서울시장이 제출한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 조례안’과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출연 동의안’을 가결했다.

개정 조례안은 서울시가 내년 1월 1일부터 TBS에 예산을 지원할 수 없게 했던 것을 내년 6월 1일부터로 5개월 늦추는 내용이다. TBS 출연기관 지정 해제 신청 후 해제 시까지 직원들의 급여와 퇴직금 등 정리를 위한 최소한의 기간이 필요해 조례가 개정됐다.

TBS는 연간 예산 약 400억원 중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존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서울시 예산 지원이 끊기면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해 11월 ‘TBS 세금지원 중단 조례안’이 의결되고 1년이 넘도록 서울시는 제대로 된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고 이번 조례안도 제출 시한을 넘겨 냈다”며 “시의 행태가 심히 유감스러우나 묵묵히 일해왔던 다수의 TBS 직원들의 생계 등을 감안해 조례한 심의를 허용했다”고 말했다.

시의회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날 행정안전부에 ‘미디어재단 TBS의 출연기관 지정 해제’를 공문으로 정식 요청했다. 김 의장은 “시대상황 변화에 맞춰 TBS를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회의 일관된 주장에 서울시가 뜻을 같이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시의 TBS 예산 지원 중단이 5개월 늦춰지는 조례가 통과되면서 예산을 지원하는 출연동의안도 시의회 문턱을 넘었다. 출연금은 92억9769만7000원으로 편성됐다. 인건비 72억9552만8000원, 기본경비 6억6429만8000원, 청사유지비 등 1천3억3787만1000원이다. 출연금은 사업비를 제외하고 인건비·퇴직금 등으로 한정하라는 시의회 요구를 서울시가 받아들였다.

시의회는 “TBS에 대한 정리가 제대로 잘 이루어지는지 감시하겠다”며 “아울러 TBS가 시민의 진정한 사랑을 받는 더 넓은 방송을 지향할 경우 이에 대한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