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무리한 HMM 인수?…'승자의 저주' 우려에 주가 '휘청'

황태규 2023. 12. 2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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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이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면서 급등했던 주가는 사흘 천하에 그쳤다.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팬오션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할 것이란 소식에 주주들의 우려가 커졌으며 해운 업황이 좋지 않아 HMM의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주가를 끌어 내렸다.

자산규모 17조원 대의 하림은 26조원 수준의 HMM을 인수하기 위해 인수가 6조4000억원을 제시했고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와 함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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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통한 자금마련, HMM 투자 매력 떨어트려
정치권·노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투명화해야"

[아이뉴스24 황태규 기자] 하림그룹이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면서 급등했던 주가는 사흘 천하에 그쳤다.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팬오션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할 것이란 소식에 주주들의 우려가 커졌으며 해운 업황이 좋지 않아 HMM의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주가를 끌어 내렸다.

HMM의 주가가 2거래일 연속 급등하더니 전일(21일) 11.63% 급락했다. [사진=HMM]

22일 코스닥 시장에서 하림은 전일 대비 13.04% 하락한 4270원으로 마감했다. 지주사인 하림지주는 전날(-10.57%)에 이어 이틀째 하락 마감했다. 전날 11% 이상 급락했던 HMM만이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다.

주가 하락에 영향을 끼친 주된 요인은 무리한 인수 자금 조달 우려다. 자산규모 17조원 대의 하림은 26조원 수준의 HMM을 인수하기 위해 인수가 6조4000억원을 제시했고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와 함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지난 19일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팬오션과 JKL 컨소시엄을 선정한 바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날 리포트를 통해 HMM에 대한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지 않은 주당가치로 매각처를 확정 지은 HMM에 투자 매력도가 반감됐다는 평가다. 엄 연구원은 "인수 주체의 장기계획상 글로벌 상위 5위 선사로 크기 위해서는 현재 2.8%에 불과한 선대 점유율을 지금의 3배 이상 불려야 하고, 해당 선박 기재 투자에만 2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며 "매각 자금이 회사로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채권단에게 돌아가므로 미래를 위한 신규투자는 오롯이 HMM 스스로 충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팬오션에 대해서는 가치 회복 기간이 1년 이상 필요할 것으로 보여 분석을 중단한다고 전했다. 엄 연구원은 "팬오션은 선박금융 원리금 상환을 위한 현금지출이 있어 연간 1조원 내외의 현금지출을 무시하고 보유 현금을 모두 인수자금으로 내놓는 것은 불가능"이라며"자본시장에 손을 벌릴 여지가 많다"고 판단했다. 3분기 기준 팬오션의 유동자산은 1조5000억원이지만 1년 내 만기인 유동부채는 1조2000억원 수준이다.

외부적으로 해운업황이 침체기에 있다는 점 역시 불안을 증가시킨다. 대신증권은 업계에서 선박 공급 조절이 들어가더라도 내년 업황 개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예측했다. HMM이 팬오션 산하에 들어가면 컨테이너와 벌크를 아우르는 초대형 해운사가 만들어진다는 기대감이 있지만 컨테이너의 업황이 좋지 않다.

수에즈·파나마 운하의 통과 문제로 선박 공급량이 줄어 내년 운임시장에 호조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있지만 탱커·벌커 시장에 대한 전망이다. 팬오션의 현금은 업황 침체를 앞둔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인수에 활용하게 됐다.

한편 HMM 인수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도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HMM 졸속매각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HMM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 대해 "이해도도 부족하고 사모펀드까지 같이 들어와 있는 기업에 졸속 매각되어서는 안 된다"며 경쟁력있는 국내 선사들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HMM 매각 계획을 새로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HMM해원연합노동조합 측에서는 하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정부·산업은행·해양진흥공사에 대해 입장과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그들은 "HMM 매각은 졸속매각이라는 오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HMM의 매각협상에 노동조합의 참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황태규 기자(dumpl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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