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 털 모방한 스웨터, 오리털 재킷보다 얇고 따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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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털의 특성을 반영해 제작한 스웨터가 오리털로 충전재를 채운 재킷보다 얇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따뜻한 겉옷 기능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연구팀은 에어로겔 섬유를 뜨개질해 스웨터를 만들고 오리털재킷, 울 스웨터, 면 상의 등과의 단열 성능도 비교했다.
그 결과 에어로겔 스웨터는 오리털재킷 두께의 5분의 1에 불과했지만, 다른 어떤 옷보다 단열성이 뛰어났다.
에어로겔 스웨터의 평균 표면 온도는 3.5℃인 반면, 오리털재킷은 3.8℃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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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털의 특성을 반영해 제작한 스웨터가 오리털로 충전재를 채운 재킷보다 얇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따뜻한 겉옷 기능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세탁이나 염색 후에도 단열성이 유지됐다.
하오 바이 중국 저장대 화학·생물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에어로겔’이라는 가벼운 합성 소재로 섬유를 만들어 스웨터를 제작한 결과를 21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에어로겔은 열을 가두는 성질 때문에 건물의 단열재로 쓰이고 있다. 섬유로 만들기엔 질긴 성질이 부족하고 습한 환경에서 단열성을 잃는 문제가 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북극곰의 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북극곰 털의 각 가닥 중심부에는 작은 공기주머니가 다공성 구조로 존재한다. 이는 체온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방수 효과를 일으키며 유연하면서도 질기고 단단한 특성이 있다.
연구팀은 ‘동결 실뽑기’라는 접근법을 통해 북극곰 털의 다공성 내부 구조를 모방한 에어로겔 섬유를 만들었다. 또 에어로겔에 신축성 물질인 ‘열가소성 폴리우레탄’을 얇은 층으로 코팅했다.
에어로겔은 기존 길이 대비 2% 이상 늘어나지 않는 물질이지만 연구팀이 만든 에어로겔 섬유는 1000% 변형률로 잡아당긴 뒤에도 원래 길이로 되돌아오는 신축성을 보였다. 코팅의 영향으로 기존 에어로겔 대비 강하면서도 탄성이 있는 성질을 가졌다.
기존 길이의 2배로 늘리는 작업을 1만 번 반복한 뒤에도 섬유의 단열성은 유지됐고, 습한 환경이나 염색을 한 뒤에도 섬유의 구조나 모양이 변하지 않고 열을 가두는 성질을 유지했다.
연구팀은 에어로겔 섬유를 뜨개질해 스웨터를 만들고 오리털재킷, 울 스웨터, 면 상의 등과의 단열 성능도 비교했다. 영하 20℃의 추운 환경에서 연구참여자들에게 각각의 옷을 입고 있도록 요청했고, 체온이 잘 유지되는지 평가하기 위해 옷 표면의 온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에어로겔 스웨터는 오리털재킷 두께의 5분의 1에 불과했지만, 다른 어떤 옷보다 단열성이 뛰어났다. 에어로겔 스웨터의 평균 표면 온도는 3.5℃인 반면, 오리털재킷은 3.8℃를 보였다. 이는 오리털재킷에서 더 많은 열이 방출되고 있다는 의미다. 면 상의와 울 스웨터는 평균 표면 온도가 각각 10.8℃와 7.2℃로 훨씬 많은 열이 방출되고 있었다.
이 같은 성능 비교 결과는 동물 털에 의존하지 않고 운동복, 군복, 우주복처럼 가벼우면서도 내구성 있는 옷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란 의미다. 다만 당장 상용화하기엔 한계가 있다. 에어로겔 섬유를 만드는 과정이 느리고 에너지 집약적이기 때문에 대량 생산을 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우리는 에어로겔 섬유의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확장성을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며 “이것이 연구팀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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