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뽑을 비대위원 '12척의 배' 될까

안정훈 기자(esoterica@mk.co.kr),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서동철 기자(sdchaos@mk.co.kr) 2023. 12. 2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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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연휴 정국구상 돌입
비대위원 15명중 12명 인선
당내 '중·수·청' 껴안기 요구
"전원 70·80·90년대생으로"
86세대 야당과 차별화 시도
민주당은 견제 돌입
"술 안마시고 냉철한 판단력
대선도 윤나땡 하다 졌다"
이재명 42% 한동훈 47%
차기 대권 선호도 첫 역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가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둔 22일 공개 일정 없이 정국 구상에 착수했다. 오는 26일 국민의힘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선출될 때까지 남은 나흘 남짓이 그에게 온전히 주어진 숙고의 시간이다. 한 지명자는 이날 하루 종일 휴대폰 전원을 꺼둔 채 잠행에 들어갔다. 한 지명자의 서울 강남구 자택 앞엔 엄동설한의 날씨에 취재진이 진을 쳤으나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여론의 관심은 26일 데뷔 무대에서 한 지명자가 당원들에게 밝힐 개혁 방안에 쏠린다. 위기에 빠진 여당의 대전환을 이끌 강력한 메시지가 담길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특히 대통령실과 당의 관계에 대한 언급이 주목된다. 한 지명자는 앞서 "누구도 맹종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은 이제 당정관계에 대한 더 구체적인 생각을 듣길 원한다.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이 처리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는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특검법'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발등의 불이다.

같은 맥락에서 한 지명자에게 주어진 또 다른 숙제는 인적 개편이다. 연내에 비대위를 구성한 뒤 공천관리위원장·선거대책위원장을 선임하는 일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비대위원 15명 인선이 완료돼야 기존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가 해제되고 한 지명자에게 전권이 넘어온다. 한 지명자는 비대위원 중 당연직인 비대위원장,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등을 제외한 12명에 대한 선임 권한을 갖게 된다.

한 지명자는 지난 21일 장관 이임식 직후 "국민을 위해 열정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분을 모시는 게 중요하다"는 원론적 발언을 내놨다. 당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이 취약한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에 호소할 수 있는 인물들을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비대위원 전체를 1970~1990년생으로 채우는 '789 정당론'을 제안했다. 그는 "독재 시대가 오래전 끝났는데도 여전히 과거팔이만 하는 586 정당 더불어민주당을 더 젊고 참신한 1970, 1980, 1990년대생 '789 정당'이 심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이 사람 저 사람 긁어모아 겨우 이겼는데, 이들을 모두 떠나보냈다"며 "한 지명자가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원내대표,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까지 포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역 의원들은 공관위원장과 선대위원장으로 누가 지명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자리에 누가 오느냐에 따라 당 주류(영남·중진·대통령 측근) 정치인에 대한 한 지명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정치권에 빚이 없는 한 지명자가 '개혁의 칼날'을 휘둘러 민주당과 차별화를 시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도 한 지명자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40년 지기인 4선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지명자는 평생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는 사람"이라며 "술을 좋아한다는 윤 대통령과는 아주 다른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냉철한 판단과 강력한 실행으로 여당을 변화시킬 능력이 있다"며 "한 지명자는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또 "우리 당에서 그의 등장을 낮게 평가하며 '한나땡'을 말하는 분들의 1차원적 사고를 보며 걱정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나땡'은 '한동훈 나오면 땡큐'의 줄임말이다.

한편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진행한 차기 대권주자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한 지명자는 45%의 지지율을 얻어 41%를 얻은 이 대표를 오차범위 밖에서 눌렀다. 호감도를 묻는 질문에서도 한 지명자는 47%, 이 대표는 42%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KOPRA가 지난 20~21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무선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 응답률은 3.1%다.

[안정훈 기자 / 신유경 기자 /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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