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내년 하락세…경기 연착륙 땐 추가 하락 제한"

하상렬 2023. 12. 2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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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센터 보고서
연준 금리인상 종료로 美 국채금리 급락
내년 금리 인하 시점·QT 향방·국채 발행 등 주목
"경기 둔화와 디스인플레 정도가 금리 추가 하락 좌우"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내년 미국 국채금리가 정책금리 인하에 따라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미국 경기가 연착륙할 경우 추가적인 하락세가 제한될 것으로 평가됐다. 경기 둔화와 디스인플레이션 정도가 국채금리 추가 하락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돼 있다. (사진=AFP)
2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채권분석부장은 ‘2024년 미국 국채시장 주요 이슈 및 금리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 국채금리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안정화되고 고용과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예상을 웃돌며 10월 중순까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상반기까지는 단기 금리가 큰폭의 상승세를 보였고, 7~10월엔 장기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러다 이달 들어 정책금리 인상 종료, 경기 둔화 전망 등으로 급락했다. 10월 중순 4.99%까지 상승했던 10년물 금리는 지난 19일 3.93%로 떨어졌다. 2년물 금리는 5.22%에서 4.44%로 급락했다.

보고서는 내년 중 미국채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사를 △정책금리 인하 시작 시점 △양적긴축(QT) 향방 △대규모 국채 발행과 투자수요 회복 정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여부 등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정책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전망은 1~3분기로 다양하지만 인하폭은 대체로 FOMC 1~2회에 25bp(1bp=0.01%포인트)씩 인하할 것으로 시장은 판단하고 있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은 과거에 비해 대체로 인하 속도가 느리고 최종 정책금리 수준도 금융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한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채금리가 인하 시작 시점에 대한 기대를 선반영하면서 한동안 추가 하락세를 이어가겠지만, 이후 관심이 최종 금리 수준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QT의 경우 내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약 6500억달러 규모의 국채보유를 축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준 축소 속도가 QT 규모와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 유동성 문제가 없고 경기 침체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IB들은 역레포(RRP) 잔액은 1조2500억달러에서 6700억달러, 지준은 3조4000억달러에서 2조9000억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중장기 국채 순공급은 올해 1조400억달러에서 내년 1조9300억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평가됐다. 큰폭의 재정적자가 지속될 것이란 판단이다. 미 하버드대와 영란은행(BOE) 보고서에 따르면 국채발행 증가가 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시장 여건에 따라 다르지만, 지속적인 재정적자 확대와 국채발행 증가는 금리 상방 압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출처=국제금융센터
김윤경 부장은 일단 내년에도 국채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현 통화정책을 ‘제약적 수준’(well into restrictive temitory)이라고 평가하면서, 사실상 추가 금리 인상이 끝났음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한 적절한 시점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며 “분명히 오늘 회의에서 논의한 주제이고 언제부터 긴축 강도를 낮추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가시화(come into view)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에서 내년 최종금리 수준을 4.6%로 제시해 3개월 전 예측(5.1%)보다 낮춰잡기도 했다. 내년 중 최소 세 차례 금리인하가 단행될 수 있음을 암시한 것.

다만 최종 정책금리 수준, 국채 발행 물량 부담 등으로 하락세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됐다. 김 부장은 “미국 경기가 연착륙한다면 국채금리의 추가 하락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며 “재정건전성 우려도 기간 프리미엄을 확대해 금리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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