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2008년생, 필드의 다크호스로
MBN 꿈나무 대회 3연패한
'중3' 이효송, APAC컵 2R 4위
매경 아마추어대회 우승한
박서진은 LPGA 대회 13위
300야드 장타 날리는 오수민
KLPGA 여러 대회 톱10 올라
국내 여자 골프는 '화수분'으로 불린다. 늘 새로운 기대주들이 등장해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 올해 국내 여자골프계에 유독 눈에 띄는 세대가 있다. 2008년생, 중학교 3학년 골퍼들의 활약이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 대회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플레이로 필드를 긴장시키고 있다.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폰독인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시몬느 아시아퍼시픽컵 2라운드에서 국가대표 이효송이 중간합계 3언더파 141타로 공동 4위에 자리했다. 첫날 프로 선수들 틈에서 공동 선두에 올라 '아마추어 반란'을 일으켰던 이효송은 둘째날에는 16번홀(파4)에서 트리플보기 불운을 겪어 1타를 잃었다.
그래도 이번 대회 최연소 출전자인 이효송은 이틀 연속 톱10을 지켜 존재감을 과시했다. 대회를 앞두고 손목 부상을 겪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프로 선수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드러냈다. 이효송은 두 살 많은 국가대표 선배 김민솔과 나선 단체전에서는 공동 2위(5언더파 283타)에 올랐다. 한국 선수들 중에서 가장 높은 순위다.
마산제일중 3학년에 재학 중인 이효송은 아마추어 최고 기대주로 꾸준하게 주목받았다. 초등학교 4~6학년 때 MBN 꿈나무 골프대회 3연패를 최초 달성했던 그는 올해 6월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강민구배 한국 여자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에 성공하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높은 샷 정확도와 차분한 경기 운영이 장점인 그는 올해 고교생 언니들을 따돌리고 대한골프협회 여자부 랭킹 1위에 올라 '15세 파워'를 보여줬다.
이효송 외에도 중학교 3학년생 골퍼들의 반란이 올해 거셌다. 지난달 28일 확정된 2024년 여자골프 국가대표 6명 중 3명이 2008년생이다. 이효송과 함께 박서진, 오수민이 '15세의 힘'을 보여준 또 다른 주역들이다. 보통 고교 2~3학년생들이 주류를 이뤘던 국가대표 선발에서 중학생 선수들이 새바람을 일으킨 것이다.
이들은 프로 선수들과 경쟁할 때도 자신들만의 장점을 내세워 좋은 성과를 거뒀다. 박서진은 올해 발견한 보석이다. 지난 9월 열린 제27회 카카오VX 매경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대회 내내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무결점 플레이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거뒀다. 이어 지난 10월 추천 선수로 나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13위에 올라 주목받았다. 세계적인 골퍼들 사이에서도 경쟁력 있는 플레이로 아마추어 최고 성적을 냈다.
아마추어로서 처음 나선 LPGA 대회였지만 박서진은 날카로운 샷감을 뽐냈다. 260야드 안팎의 드라이버샷과 높은 그린적중률(83.3%)이 돋보였다. 앞서 10월 초에는 캐나다 브램프턴에서 열린 월드 주니어 걸스 챔피언십에서 개인전 공동 8위, 단체전 준우승을 거두기도 했다. 박서진은 "매경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고 난 뒤부터 자신감이 부쩍 높아졌다. 언젠가 LPGA 투어에 진출하고 싶은 입장에서 올해 국제대회를 통해 어떤 것도 바꿀 수 없는 좋은 경험을 했다"며 웃어 보였다.
지난 8월 제30회 송암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던 오수민은 300야드 안팎의 장타가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각종 대회에서 고른 성적을 냈다. 지난 5월 열린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 공동 9위에 올라 톱10에 들었다. 또 E1 채리티오픈(공동 16위),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공동 14위) 등에서도 10위권 성적을 냈다.
내년에 고교생이 되는 이들은 한국 여자골프 미래를 이끌 차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웬만한 프로 선수 이상의 실력을 갖춘 중학교 3학년생 골퍼들을 주목하고 있다"며 "후원사 시장이 아마추어 골퍼들을 눈여겨보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성장을 더욱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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