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영화계에도 봄은 오는가[스경연예연구소]

이다원 기자 2023. 12. 22. 17:3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 ‘서울의 봄’ ‘노량:죽음의 바다’ ‘외계+인’ 2부 공식포스터, 사진제공|각 배급사



한국 영화계에도 드디어 봄이 도래하는가.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이 1000만 영화 탄생을 코앞에 두고 있다. 시리즈 아닌 단일 작품으로선 팬데믹 이후 최초로, 얼어붙은 영화계에 봄비 같은 소식이다. 이뿐만 아니라 ‘노량:죽음의 바다’가 그 배턴을 이어받아 영화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외계+인’ 2부가 가세한다. 충무로 대표 배우들과 스타 감독들이 뭉친 굵직한 라인업들은 위기에 빠진 국내 극장을 구할 수 있을까.

2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 ‘서울의 봄’은 전날 10만351명을 더해 누적관객수 931만9484명을 완성했다.

영화 ‘서울의 봄’ 촬영현장, 김성수 감독(왼쪽)과 황정민.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이 작품은 개봉 전부터 짜임새 갖춘 완성도와 배우들의 호연, 속도감 빠른 이야기로 흥행 청신호를 켰다. 이후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넘겼고, 6일째 200만명을 돌파한 뒤 12일째 손익분기점인 465만명을 넘겼다. 또한 14일째 500만명을 넘어선 ‘서울의 봄’은 개봉 4주차에도 식지 않는 인기를 이어가며 27일만에 900만 고지를 넘었다.

이젠 ‘천만’이다. 팬데믹 이후 첫 천만 고지를 넘은 ‘범죄도시2’(1269만3302명)와 ‘범죄도시3’(1068만2813명) 뒤를 잇는 ‘천만영화’ 부재에 대한 갈증을 ‘서울의 봄’이 가뿐하게 해결해줄 것으로 보인다. 심박수 챌린지 등 MZ 세대 사이 유행한 밈들이 개봉 초반 홍보에 큰 영향을 줬다면, 장기 흥행으로 이어진 지금 ‘안 보면 안 될 영화’라는 인식이 팽배해져 세대 막론 예비 관객들을 극장가로 끌어들이는 동력이 되고 있다.

‘천만영화’까지 단 69만여명을 남겨놓았지만, 평일 일일관객수 15만명, 주말 일일관객수 40만명을 평균적으로 찍었던 추세로 봤을 때 업계에서는 오는 23일~25일 사이 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트롤: 밴드 투게더’ 등 신작들의 공세 속에서도 좌석판매율 22.1%를 기록하며 겨울 극장가 한국 영화 중 1위를 차지한 것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좌석판매율은 배정된 전체 좌석 중 실제 관객의 점유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서울의 봄’의 내실 있는 흥행 행보를 입증하고 있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속 김윤석,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20일 개봉한 ‘노량: 죽음의 바다’도 한국 영화계 해빙기를 가져올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명량’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이순신 장군 3부작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이번 작품은 이순신 장군 생전 가장 치열했던 해전인 ‘노량해전’을 소재로 하고 있다. 연기파 배우 김윤석을 비롯해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이규형, 이무생, 김성규 등 탄탄한 라인업이 ‘성웅’의 마지막 날을 그려낸다.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받은 만큼 오프닝 스코어도 남달랐다. 개봉 당일 21만6891명(누적 관객수 246,245명)을 모으며 ‘서울의 봄’을 밀어내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이 작품은 ‘서울의 봄’ 오프닝 스코어 20만3813명을 넘어서며 흥행을 향해 순항을 시작했다. 현재 예매율도 쟁쟁한 경쟁 영화 사이에서 높은 수치를 보이며 올 겨울 극장가 르네상스를 열 작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이순신 역을 맡은 김윤석은 최근 ‘스포츠경향’에 “‘서울의 봄’ 흥행 행보를 보면서 역시 좋은 영화에는 관객이 몰린다는 확신이 들었다. 잘 만든 영화는 관객이 외면하지 않는다는 걸 직접 보니 굉장한 쾌감이 찾아왔다. 한국 영화가 좀 더 관객에게 사랑받아야 하는 시기라서 더더욱 그랬다. ‘노량: 죽음의 바다’가 ‘서울의 봄’ 배턴을 이어받아서 연말까지 쭉 간다면 바랄 게 없겠다. 또 다른 한국 영화가 연초에 그걸 이어간다면 한국 콘텐츠가 살아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영화 ‘외계+인’ 2부 속 한 장면, 사진제공|CJ ENM



그의 말처럼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2부가 다음 순서를 이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1부의 실패를 씻기 위해 최동훈 감독이 절치부심한 마음으로 다시 후반작업을 한 만큼 2부로는 제대로 된 ‘최동훈 파워’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서울의 봄’에 이어 내년 1월 ‘외계+인’ 2부로 또 한 번 관객들을 만날 배우 김의성도 자신감이 남달랐다. 그는 ‘스포츠경향’에 “‘외계+인’ 제작진과 배우 모두 처음부터 이 영화를 엄청 사랑했다. 1부를 우리가 좋아한 것만큼 대중이 왜 좋아해주지 않았을까에 대해 속상해하기도 했지만, 2부에서는 진짜 좋은 끝맺음을 할 수 있을 거로 믿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위기의 한국 영화계에 대해서도 “우리가 잊어버려서 그렇지, 영화계에는 예로부터 좋고 나쁜 사이클이 있었다. 나빠진 시즌에 팬데믹을 만나 더 깊은 골이 파여서 그렇지, 오히려 이런 시대에 영화계 거품도 좀 빠지고 쓸데없는 요소도 줄어들며 정리되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언젠가는 한국영화가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낙관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