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거든 영웅의 제복을 관에 넣어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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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참전용사인 강홍권 씨(93)의 미국 버지니아주 자택으로 국가보훈부가 보낸 소포가 배달됐다.
강씨는 지난달 박민식 보훈부 장관과의 영상통화에서 "얼마 전 6·25전쟁 참전용사에게 제복을 보내준다고 연락이 왔는데, 제복을 받게 되어 '조국이 날 기억하는구나' 하고 정말 감동받았다"면서 "죽을 때 관에 넣어달라고 가족에게 유언했다"며 감회에 젖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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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생존용사 3만6천명에
감사 편지와 새 제복 전달
기업·학생 참여해 확산 성과
美 이주한 강홍권씨 소포받고
"기억해줘 감사" 감격의 눈물
박장관 "사업 계속 이어갈 것"
6·25전쟁 참전용사인 강홍권 씨(93)의 미국 버지니아주 자택으로 국가보훈부가 보낸 소포가 배달됐다. 소포 속에는 정부가 올해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아 생존 참전용사 전원에게 새로 지급한 제복이 들어 있었다. 변변한 정장도 없이 조끼 형태 단체복만 지급받았던 참전용사들에게 더 분명한 존경과 감사를 전하기 위한 국민들의 선물이었다.
강씨는 6·25전쟁 당시 3형제가 모두 참전했던 병역 명문가의 막내아들로 베트남전에도 나선 이후 해군 중령으로 예편했다. 큰형은 해군 군의관으로 참전했고, 둘째 형은 낙동강 전선에서 전사했다.
강씨는 지난달 박민식 보훈부 장관과의 영상통화에서 "얼마 전 6·25전쟁 참전용사에게 제복을 보내준다고 연락이 왔는데, 제복을 받게 되어 '조국이 날 기억하는구나' 하고 정말 감동받았다"면서 "죽을 때 관에 넣어달라고 가족에게 유언했다"며 감회에 젖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22일 보훈부는 생존 6·25전쟁 참전용사 3만6000여 명에게 새 국가유공자 제복을 지급하며 '제복의 영웅들' 프로젝트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베이지색 재킷과 감색 바지, 넥타이로 이뤄진 이 제복은 국내 대표적 패션 디자이너인 김석원 씨가 제작에 참여했다.
보훈부는 지난 4월부터 참전용사들에게 제복 제작 희망 신청을 받았고, 예산 43억원을 투입해 총 3만6000여 명에게 새 제복을 전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월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행사에서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 집행부 등에게 직접 옷을 입혀주며 감사를 표시했다.
정부가 준비한 새 제복은 우체국 집배원 1만8000여 명이 적극 협조해 전국의 유공자들에게 전해졌다. 이로 인해 거동이 불편해 전달식에 참석하기 어려웠던 고령의 참전용사도 자택에서 옷을 받아볼 수 있었다.
정부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거주하는 6·25전쟁 참전용사는 물론 '낯선 나라' 한국을 지키기 위해 함께 싸웠던 유엔 참전용사들에게도 영웅의 제복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방한한 룩셈부르크 참전용사 레옹 모아엥 씨에게도 직접 세 제복을 전달했다.
보훈부는 '제복의 영웅들' 사업을 추진하며 각지의 유공자들이 감사의 뜻을 담은 손편지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90세를 훌쩍 넘긴 한 참전유공자는 편지에 "국가에서 멋들어진 제복을 만들어줘서 고맙다. 앞으로도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적었다고 보훈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새 제복을 입은 참전용사들을 주인공으로 한 감사 캠페인도 전개했다. 또 이들을 유명 패션잡지와 텔레비전 프로그램, 프로야구 개막행사에 등장시키는 등 보훈문화 확산에 나섰다. 부영그룹 등 기업들은 후원금을 쾌척했고, 영상예술고교 학생들도 재능기부를 통해 캠페인에 힘을 보탰다. 이 캠페인은 홍콩디자인센터가 주최하는 '2023 디자인 포 아시아 어워드'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박민식 장관은 "제복에는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다는 대한민국 정부의 다짐이 담겨 있다"며 의미를 뒀다. 박 장관은 "앞으로도 제복 입은 영웅들을 책임 있게 예우하며, 보훈의식이 확산되는 다양한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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