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강성부펀드와 블록딜…하이텍 지분 7% 매입 추진
KCGI와 소통…지주사전환 속도
이르면 연내 합의할 가능성
강성부 "미래비전 제시해야"
DB그룹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본격 준비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강성부 펀드'로 유명한 KCGI와 DB하이텍 지분 블록딜을 추진한다. 이르면 연내 협의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DB하이텍은 경영권 안정화를 바탕으로 차세대 전력반도체 등 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DBInc(DB)는 다음주 이사회를 열고 KCGI가 보유한 DB하이텍 지분 매입에 대한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DB는 자산 규모(5133억원)가 5000억원 이상인 기업으로, 공정거래법상 자회사 주식가액 비중이 총자산의 절반을 넘기면 지주회사로 강제 전환된다.
DB하이텍은 최근 주가가 6만원에 근접하며 DB의 자회사 주식가액 비중이 60%에 육박해 조건을 충족한 상태다.
전환 요건을 충족할 경우 DB는 2년 안에 상장 자회사 보유 지분율을 30%까지 올려야 한다. 현재 DB는 DB하이텍 지분 12.4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준기문화재단 등 특수관계인 지분 현물출자와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하면 20% 가깝게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KCGI는 DB하이텍 지분 7.05%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3월 DB하이텍의 경영과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면서 주주행동주의를 위한 보유 주식을 신고했다. DB가 KCGI 보유 주식을 매입할 시 추가로 지분 3%만 더 확보하면 지주사 요건을 채울 수 있다.
이번 협의는 그룹 오너 측이 지주사 전환에 대한 결심을 하고 KCGI 측과 소통하면서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DB와 KCGI의 사이는 좋지 못했다. KCGI가 지난 6월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등을 요구하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DB하이텍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대리인으로 내세우며 맞대응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DB그룹이 KCGI 측 주장을 받아들여 DB메탈과 DB의 합병을 취소하면서 다시 대화의 물꼬가 열렸다.
강 대표는 22일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DB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이 맞는다고 밝혔다. 그는 비밀유지 조항으로 인해 구체적으로 답변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하면서 "큰 틀에서 DB와 긍정적 방향으로 논의 중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아직 세부적 합의까지 최종 마무리가 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이번 협의가 DB와 투자자가 모두 윈윈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주회사 체제가 되면 더 이상 DB하이텍 주가를 누를 필요 없이 성장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면서 "이는 KCGI가 내세웠던 명분과 결이 같다"고 답했다.
강 대표는 "최종 합의는 연내 혹은 1월이 돼야 할 수도 있다"면서 이르면 연내 마무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직 최종 합의에 다다르지 못한 이유는 DB하이텍 발전 방향에 대한 KCGI의 요구 조건에 대한 응답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그동안 DB하이텍의 긍정적 성장을 위해 미래 비전 제시, 이사회 강화, 주주환원정책 등을 요구했다"면서 "이에 대한 DB 측의 답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 비전 제시'라고 꼽았다. 그는 "더 이상 구형 공정인 8인치 웨이퍼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12인치 웨이퍼와 신소재, 전력반도체 등 비전과 목표를 회사에서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8인치 웨이퍼는 원가가 저렴하고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하다. 그러나 반도체 선폭을 미세하게 만들기가 어려워 성능에 한계가 있다. 이에 현재 반도체업계 주류는 12인치 웨이퍼로 굳어진 상태다. DB하이텍은 대규모 투자가 수반돼야 하는 12인치 웨이퍼 공정 초미세 경쟁보다는 안정적인 사업에 주력해왔다.
차세대 전력반도체도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DB하이텍은 최근 차세대 전력반도체 갈륨나이트라이드(GaN)·실리콘카바이드(SiC) 디바이스 제조에 필요한 핵심 장비 도입 등에 초기 투자를 시작하고 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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