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에서 내려오는 '서빙로봇'…로봇 전문 (주)택트레이서[영상]

CBS노컷뉴스 박철웅 PD·박서혜 에디터 2023. 12. 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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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 기업'을 찾아서] (주)택트레이서
신개념 서빙로봇 '범블비' 개발
천장으로 이동…느리고 충돌 위험 개선
재고관리 혁신 로봇 '스파이더 고'
센서·와이어로 자율 이동 기술 적용
2022년 CES 출시…혁신상 수상
전철우 대표 "지능형 창고관리 시장 개척" 목표
"경기TP 지역SW융합제품상용화 사업 덕에 기사회생"
편집자 주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취임과 동시에 '기회의 수도', '기회의 땅' 경기도를 선언했다. 투자유치로 활력를 불어넣고, 기업들은 경기도에서 성공의 '기회'를 찾고 있다. 그 중심에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이 있다. 그들은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으로 성장하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올 한 해 동안 여러 스타트업들을 만났다. 그들의 성장 스토리를 예비 창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식당에서 서빙로봇이 홀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는 풍경은 이제 상당히 익숙해졌다. 하지만 너무 느리고, 사람과 부딪히거나 테이블의 위치가 바뀌면 찾아가지 못해 손님들이 몰릴 때는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다.

이같은 기존 서빙로봇의 단점을 보완해 신개념의 서빙로봇을 개발한 스타트업이 있다. 국내 로봇 전문 스타트업 (주)택트레이서(전철우 대표)는 천장 레일을 타고 움직이면서 스스로 테이블을 찾아 음식을 내려주는 서빙로봇 범블비(BUMBLEBEE)를 최근 선보였다.

전철우 대표는 "서빙로봇이 너무 느려 '끌고 다닌다'는 식당 주인의 하소연을 듣고 기존에 개발한 레일 주행 메커니즘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개발하게 됐다"고 범블비 로봇의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범블비는 천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이동하고 AI를 활용해 정해진 테이블 위치를 스스로 찾아가 와이어로 내려와 도킹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기존 자율주행 서빙로봇은 초기에 세팅해놓은 테이블 위치에서 조금만 바뀌어도 로봇이 테이블을 찾아갈 수 없었지만, 범블비는 테이블에 부착하는 작은 금속 마커(QR코드나 숫자가 새겨진 도킹 플레이트)를 통해 테이블을 추적하기 때문에 테이블의 위치가 바뀌어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천장에서 이동하는 서빙로봇 '범블비'. 택트레이서 제공


특히 천장에서 이동하기 때문에 홀에서 사람이 다니는 길을 이용해 움직이는 자율주행 서빙로봇처럼 오가는 사람들과 충돌할 위험도 없다.

전 대표는 "범블비는 기존 서빙로봇이 높은 혼잡도로 원활한 주행이 곤란했던 점심, 저녁 피크 시간대에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건비 절약 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택트레이서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로보틱스 기술융합 기반 물류 및 재고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택트레이서의 핵신 사업 분야는 RFID(무선전자태그) 기반 물류 재고 자동인식 솔루션 개발이다. 

첫 작품인 '드래곤플라이(Dragonfly)'도 자율주행 기술 기반의 장서관리 로봇이다. 국내 공공도서관에서 활용중인 RFID 기술이 장서 재고관리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 개발한 드래곤플라이는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도서진열장을 따라 이동하며, 서적에 부착된 RFID 태그를 자동 인식하고, 인식된 위치정보를 매핑(Mapping)해 서버로 실시간 전송한다. 실제로 분실 처리되거나 잘못 진열된 도서를 손쉽게 찾아냈다.

드래곤플라이에 이어 택트레이서가 발군의 재고관리 자동화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발판이 된 로봇 '스파이더-GO(SPIDER-GO)'가 개발됐다.

'스파이더 고'는 이름에 걸맞게 거미처럼 움직인다. 천장의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동체(네스트)에 스파이더 고 본체가 와이어로 매달려 상하좌우로 이동한다. 본체에는 카메라와 온습도 센서 등을 비롯해 라이다(레이저 영상 센서), RFID 리더기, 디스플레이 등이 내장돼 있다. 레일과 와이어 작동으로 상품 선반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제품 수량과 결품 여부 등 재고 정보를 서버로 보낸다. 화재·사고 감지 등 관제도 가능하다.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택트레이서 개발자. 박철웅 PD


전 대표는 "재고 관리에 드론을 활용하는 곳도 있지만 오래 날지 못하고 높은 선반으로 인한 통신 방해로 추락하는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센서와 와이어 제어로 다른 작업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자율 이동하는 기술을 창고·매장 관리에 처음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스파이더 고를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 출품한 택트레이서는 국내 다른 벤처·스타트업 73곳과 함께 혁신상을 받았다.

전 대표는 "물류·유통사와 납품 공급 업체에 재고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지능형 창고 관리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 물류 창고만 4만 곳에 이른다. 재고 손실 등 관리 비용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무인 시스템과 납품 업체에 대한 실시간 재고 데이터 제공으로 사업 기회를 넓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콜드체인(냉장·냉동 온도 유지)이 필요한 하림의 냉장·냉동창고와 반도체 부품기업인 대영정공에서도 재고관리를 위해 '스파이더-GO'를 도입하기로 했다.

(주)택트레이서 전철우 대표가 직원들과 로봇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박철웅 PD


전 대표는 미국 조지아공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후 현지 대테러 장비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귀국 후 한미약품 관계사에서 휴대형 RFID 리더기 개발에도 참여한 장비·시스템 전문가다. 2015년 퇴사 직후 택트레이서를 설립했고, 원래 목표였던 자율주행 로봇보다 경로주행 시스템의 성장성이 더 크다는 것을 확신한 후 연구개발 방향을 바꿨다. 2021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 투자 주도형 프로그램 '팁스'에도 선정됐다.

하지만 전 대표 역시 여느 스타트업처럼 위기가 있었다. 

전 대표는 "2017년이 최악이었는데, 우울증이 생겨서 약을 먹으면서 사업계획서를 썼을 정도였다"며 "창업 대출금이 바닥이 났을 때 경기테크노파크(TP)에서 사업계획서가 괜찮으니 같이 해보자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경기TP의 지역SW융합제품상용화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택트레이서는 기사 회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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