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 밀수'로 과징금 4억 받은 HDC신라면세점, 불복 소송 패소

/사진=대한민국 법원

HDC신라면세점이 전임 대표이사의 명품시계 밀수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받은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6-3부(부장판사 홍성욱 황의동 위광하) 는 지난 20일 HDC신라면세점이 서울세관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며 원고 패소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이길한 전 HDC신라면세점 대표는 2016년 4월부터 같은해 10월까지 직원을 통해 외국인 명의를 빌려 롤렉스 시계 2점, 까르띠에와 피아제 시계 각각 1점 등 명품시계 총 4점을 면세가로 구매하게 하고 다시 직원을 통해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반입하는 방식으로 밀수입했다.

이 전 대표는 2019년 인천세관에 적발됐고 인천세관으로부터 통지받은 서울세관은 2020년 7월 과징금 4억여원을 HDC신라면세점에 했다.

HDC신라면세점 측은 "이 사건 수입행위는 원고의 영업행위와 무관한 개인적 일탈행위다"라며 "업무와 무관한 사적 일탈행위를 이유로 법인을 제재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이나 평등원칙, 책임주의에 위반되는 점 등에 비춰 보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법인의 대표이사는 회사 업무를 전반적으로 총괄하고 모든 직원의 직무 집행을 감시할 의무를 부담하며 회사의 규모나 조직, 업종, 법령의 규제, 영업상황 및 재무상태에 따라 필요한 경우 합리적인 정보 및 보고시스템과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세판매장 및 보세물품과 관련된 각종 의무 및 이와 관련된 감독·감시의무 등 최종적인 책임자도 이 법인의 대표이사"라며 "위반행위자가 해당 보세판매장과 보세물품에 관한 최종 관리자이자 감시·감독의무를 담당하는 대표이사인 경우에는 직접적인 제재의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고 엄격이 통제돼야 할 보세물품의 관리·유통체계가 내부자에 의해 무너졌다"며 "그로 인해 국가가 상당한 액수의 과세권한을 침해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처분이 원고에게 가혹하거나 객관적으로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과 동일한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했다.

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