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첫 재판서 혐의 인정…“범죄 수익은 대부분 남현희 쪽에”

전청조 사기 혐의 첫 공판

사기 혐의 등으로 검찰 송치가 결정된 전청조씨가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 나와 동부지검으로 압송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30억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전청조(27)씨 쪽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범행에 이용하기 위해 남현희(42)씨에게 접근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병철)는 2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 행사,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지난달 29일 구속 기소된 전씨와 경호원 및 수행비서 행세하며 전씨를 도운 이아무개(26)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전씨 쪽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언론이나 유튜브 그 외 온라인 게시판에서 오가는 억측 글이 사실인 양 혼합돼 있고, 범행이 부풀려져 있다”며 “처음부터 전씨가 남씨를 이용하기 위해 접근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27명으로부터 30억7800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은 전씨와 결혼 계획을 밝혔던 전 펜싱 국가대표 남씨가 운영하는 펜싱학원 학부모이거나, 재테크 강의를 빙자해 모집한 수강생 등으로 90% 이상이 20~30대 사회 초년생이었다.

전씨와 함께 기소된 경호원인 이씨 쪽 변호인은 무죄를 주장했다. 이씨의 변호인은 “전씨와 공모 관계가 없다”며 “재판부가 판단할 사안이지만, (검찰의 공소장에는) 명백한 오류가 있다. 입금내역 등을 수정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이씨가 피해금 가운데 21억원 이상을 송금받아 관리하고, 고급 레지던스나 슈퍼카를 본인 명의로 단기 임차해 전씨에게 제공한 혐의가 있다고 봤다. 피해 금액 가운데 2억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전청조 쪽 변호인은 이날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대부분의 범죄 수익이 남씨와 남씨 가족들에게 흘러들어 갔다”고 주장했다. 전씨 쪽 박민규 변호사는 “전씨는 피해자들에게 굉장히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든 피해 회복을 해드리고픈 마음이지만 현재 재산이 전혀 없다”며 “남씨 가족에게 들어간 범죄 수익이 피해자분들에게 환원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로 수사 협조를 한 바 있다. 차후 공판에선 이런 부분도 말씀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전씨와 공범 의혹을 받는 남현희씨는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관련자 조사를 마무리한 뒤 다음달께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정봉비 기자 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