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수원역이지? 그쪽으로 갈게"…기지 발휘한 택시기사에 마약사범 체포

변근아 기자 2023. 12. 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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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기지로 경찰이 마약사범을 체포했다.

22일 경기남부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8분께 112치안종합상황실로 전화 한 통이 접수됐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손님이 통화 내용을 70~80% 정도 의심하는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표현한 A씨에게 "흉기가 있을 수도 있으니 위급상황이 생기면 대처하지 말고 손님을 내려줘라. 경찰이 알아서 하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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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 경기남부경찰청 로고.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손님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기지로 경찰이 마약사범을 체포했다.

22일 경기남부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8분께 112치안종합상황실로 전화 한 통이 접수됐다.

전화를 건 택시 기사 A(40대)씨는 대뜸 "너의 회사 수원역 옆에 있잖아. 그쪽으로 갈게"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다가 이상함을 감지한 이준영 상황1팀 경사는 "혹시 위급한 상황에 있느냐"고 물었고, A씨는 "응"이라고 답했다.

이에 경찰은 A씨가 말한 수원역 옆을 수원역 인근에 있는 매산지구대로 이해하고, 코드0(매뉴얼 중 위급상황 최고단계)을 발령한 뒤 모든 요원이 신고 상황을 들을 수 있게 했다.

A씨는 경찰과 계속 대화를 하며 손님의 옷 색깔과 택시 색 등을 날씨와 과일 등으로 비유해 정보를 전했다.

또 '드럭'(drug·약물)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손님이 마약사범으로 의심된다는 것을 알리기도 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손님이 통화 내용을 70~80% 정도 의심하는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표현한 A씨에게 "흉기가 있을 수도 있으니 위급상황이 생기면 대처하지 말고 손님을 내려줘라. 경찰이 알아서 하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A씨는 이후 비상등을 켜고 매산지구대 앞에 도착했고, 현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관들은 중국 국적의 30대 마약사범 B씨를 즉시 체포했다.

B씨는 당시 필로폰 0.6g을 소지하고 있었다. 그는 중국 SNS 플랫폼인 위챗으로 마약을 구매하고 특정 장소에서 물건을 찾아가는 방식인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수령했다는 취지로 범행을 시인했다.

A씨는 수원역에서 택시를 탄 B씨가 시흥시의 한 다세대 주택으로 이동해 우편함에서 물건만 뺀 뒤 다시 수원역으로 가줄 것을 요구하는 것에 이상함을 느끼고 112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ga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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