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판서 눈 질끈 감은 전청조 “범행 모두 인정하나 부풀려져”

전청조 측 “범행 대외적으로 부풀려져”
공범 경호팀장은 범행 부인

'재벌 3세'를 사칭하며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구속된 전청조씨(27)가 11월 10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서울 동부지검으로 송치되는 모습. /뉴스1

30억대 사기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청조(27)씨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전씨의 공범으로 함께 기소된 경호팀장은 전씨의 범행을 전혀 몰랐다고 부인했다.

서울동부지법 11형사부(재판장 김병철)는 22일 14시 30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전청조씨와 그의 경호팀장으로 근무한 이모(26)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전씨에게 배상신청을 한 피해자 3명도 재판을 방청했다.

이날 전씨와 이씨는 카키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타났다. 안경을 벗은 전씨는 눈을 질끈 감은 채로 재판에 참석했다. 재판에서 전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공소사실 외에 언론과 유튜브 등에서 보도된 수많은 억측들에 피고인의 범행이 대외적으로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전씨 측은 “전청조씨의 범행 행위에 대한 처벌은 마땅하다고 생각하나, 자신의 범행 이상으로 처벌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전씨의 공범으로 기소된 이씨 측은 “전씨의 범행 사실을 몰랐다”며 공범 의혹을 부인하며 “경호원과 펜싱학원 코치 등 기타 증인등을 신청하겠다”고 했다.

전씨는 사기 혐의와 별도로 지난해 10월 소개팅 앱으로 만난 남성에게 임신 사기 관련 혐의로도 재판을 받았다. 전씨는 본인을 승마 선수로 속인 뒤, 임신을 하면 회사 측에 위약금을 내야하는데 위약금 일부를 이체하라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도 파악됐다.

재판을 마치고 이날 전씨 측 변호인은 “전청조씨가 피해자들에게 굉장히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든 피해 회복을 하고 싶어하나 대부분 범죄 수익이 남현희씨와 남현희씨 가족분들에게 흘러들어갔다”며 “남현희씨와 관련한 조사만 80시간 정도를 받았는데, 남현희씨에게 귀속된 범죄 수익이 다시 피해자분들에게 환원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협조했다”고 주장했다.

전씨 측 변호인은 언론이나 유튜브 등에서 전씨의 범행과 관련한 과장된 사실이 다뤄진다고도 주장했다. 전씨 측은 “피해자들에게 굉장히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지만, ‘고환 이식’ 등 자극적인 소재로 범행의 죄질이 더 나쁘게 포장됐다”며 “그런 부분을 걷어내고 범죄 사실 그 자체로만 봐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전청조씨와 공범 의혹이 불거진 남현희(42)씨에 대한 수사는 송파서에서 진행중이다. 남씨는 지난 8일까지 경찰에 네 차례 소환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남 씨가 제출한 휴대전화 등을 디지털포렌식해 남아 있는 증거 등을 분석하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