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리드오프-중견수' SF 감독 벌써 라인업 작성, "그가 1번 안칠 이유 없다"

노재형 2023. 12. 2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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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내년 시즌 개막전 리드오프 자리를 사실상 확정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내년 시즌 팀의 리드오프 및 중견수로 뛴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이정후를 리드오프로 기용할 뜻을 내비치며 강력한 믿음을 보냈다.

멜빈 감독은 22일(한국시각) 현지 팟캐스트 '더 TK 쇼(The TK Show)'에 출연해 "지금 기준으로는 그렇게(이정후 리드오프) 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정후를 영입한 이후 라인업 몇 개를 써봤다. 그가 전부 리드오프를 맡는 것으로 돼 있다. 그게 이정후가 편하게 할 수 있는 역할이고 전에도 그렇게 했던 일이다. 현재로서는 그렇게 할 생각이다. 확실하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NBC스포츠 베이에이리어는 이날 '내년 자이언츠에서 이정후의 역할이 분명해지고 있다'면서 '앞서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에 계약한 이정후 입단식에서 파란 자이디 사장이 그를 주전 중견수로 소개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영입한 것은 공수에 걸쳐 활기와 안정을 찾기 위함이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이 지난 6일(한국시각) 윈터미팅에 참석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멜빈 감독은 "입단 기자회견 전에 그와 만나 얘기를 나눴다. 난 지난 한 달 동안 베이에이리어에 머물렀다. 그런데 하필 그날 (입단식에는)참석할 수 없었다. 매우 끔찍했다"며 "하지만 그 전에 이정후와 만났다. 매우 개성 넘치는 선수이고 자이언츠 선수가 돼 너무 좋아하더라. 나도 흐뭇했고 우리 선수들한테도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 메이저리그는 이정후가 원했던 곳이고, 우리는 그가 함께 하고 뛰고 싶어한 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검은색과 오렌지색이 배합된 유니폼이 정말 잘 어울린다. 우리 팀에 와줘서 너무 기쁘다. 구단은 이번 오프시즌 초기에 그와 협상을 벌였는데 자이디 사장은 계약하고 싶은 선수라고 했다. 우리에게 맞는지 많은 부분을 체크했다. 오프시즌 시작이 (이정후와 계약해)정말 좋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 홈구장 오라클파크에 들어선 이정후. AP연합뉴스

MLB.com은 최근 '2024년 올 MLB 팀에 들어갈 잠재적 선택 10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 유격수 바비 위트 주니어, 미네소타 트윈스 3루수 로이스 루이스에 이어 이정후를 3번째로 꼽았다.

매체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잘 할 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그럼에도 자이언츠는 6년 1억1300만달러를 투자했다'며 'KBO에서 땅볼이 60% 가까이 되고, 파워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그는 컨택트 비율이 굉장히 높고,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답게 엄청난 스피드와 야구 혈통을 갖고 있다. 모든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기 때문에 드넓은 오라클파크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정후의 최대 강점을 컨택트 능력이다. 이정후는 KBO 통산 삼진 비율이 7.7%이고, 올해는 발목 수술에도 불구하고 5.9로 낮았다. MVP에 오른 작년에는 627타석에서 삼진을 32번 밖에 안 당해 삼진 비율이 '고작' 5.1%였다. 리그가 달라 직접 비교는 무리지만, 현존 메이저리그 최고의 교타자인 마이애미 말린스 루이스 아라에즈는 통산 삼진 비율이 7.6%, 올시즌에는 5.5%였다. 리드오프를 맡아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출처=MLB 네트워크
이정후가 MLB.com의 내년 시즌 개막 -100일을 알리는 안내 기사에 등장했다. 이정후부터 시계방향으로 요시다 마사타카, 트레이 터너, 훌리오 로드리게스, 크리스티안 옐리치, 호세 라미레즈. 사진=MLB.com 트위터 캡처

이정후의 가세로 멜빈 감독의 시즌 구상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지 않은 이정후에게 벌써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멜빈 감독은 올해까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3년간 지휘했다.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선수로 올라서는데 아낌없는 지원을 해준 사령탑이다. 그러나 올시즌 내내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과 선수단 운영과 관련해 갈등을 빚으면서 시즌 종료 후 결별을 선택했다. 전임 게이브 캐플러 감독을 경질한 샌프란시스코는 멜빈 감독의 이런 처지를 확인하고 접촉에 나섰다. 계약기간 1년이 남았지만, 멜빈 감독은 떠나기로 했고 샌디에이고 구단도 속시원히 보내줬다고 한다.

이정후가 지난 17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NBA 경기를 관전하다 전광판에 자신을 소개하는 자막이 올라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하는 팬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정후를 환영해 준 것은 멜빈 감독 뿐만이 아니다. 현지 팬들 반응이 뜨겁다. 입단식 다음 날 이정후가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NBA 경기를 관전하러 갔을 때 3쿼터 도중 전광판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외야수 이정후'라는 자막과 함께 소개되자 농구장을 찾은 많은 팬들이 기립 박수를 보내줬다.

NBC스포츠 베이에이리어는 '성격 좋은 이정후가 확실히 자이언츠 팬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금세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 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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