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때 끌려와 가정폭력… ‘남편 살해’ 이란 신부, 결국 사형

최혜승 기자 2023. 12. 2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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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 집행당한 이란 여성 사미라 사브지안. /연합뉴스

가정 폭력을 겪다가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를 확정받고 10년간 감옥에 수감된 이란 여성이 최근 처형됐다.

AFP통신은 최근 테헤란 외곽 도시 카라즈의 교도소에서 사미라 사브지안(29)에 대한 교수형이 집행됐다고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사미라는 15세 때 강제로 결혼한 뒤 두 아이를 낳았다. 그러나 그는 결혼 생활 내내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왔고, 결국 19세 때 남편을 살해했다. 그는 이 같은 혐의로 체포돼 유죄를 확정받아 약 10년간 사형수로 복역해왔다.

국제 사회는 조혼 풍습의 피해자인 사미라를 사면해달라고 탄원했으나, 결국 사형은 집행됐다. 그는 면회가 금지돼 오랫동안 자녀들을 볼 수 없었으나, 처형 직전에서야 잠시 자녀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 인권’(IHR)의 마흐무드 아미리 모그하담 대표는 “사미라는 성차별과 조혼, 가정 폭력의 희생자였다”며 “그는 살인 기계에 희생됐다”고 밝혔다. IHR에 따르면 올해 이란에선 사미라를 포함해 18명의 여성이 처형됐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도 “이란이 사형제도 폐지를 위해 모든 사형 집행을 유예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했다. 인권단체들은 ‘키사스(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원칙으로 하는 이슬람 율법 샤리아로 인해 사미라에게도 동종 보복이 가해졌고, 결국 가정폭력 문제도 나아지지 않았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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