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무자본 갭투자로 보증금 52억 원 가로챈 일당 기소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주택 수십 채를 사들여 50억 원이 넘는 보증금을 가로챈 전세사기범들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검사 홍완희)는 어제(21일) 사기 혐의로 무자본 갭투자자 62살 이 모 씨를 구속기소 하고, 공범인 부동산 중개 브로커 38살 강 모 씨, 대출 브로커 65살 이 모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씨 등은 2017년 1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서울 강서구 등 일대에서 세입자 33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약 52억 원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매물로 나온 빌라를 물색한 후, 임차인으로부터 매매대금과 같거나 오히려 더 많은 전세보증금을 받아 빌라 소유자에게 지급하는 '무자본 갭투자'·'동시진행' 방식을 이용해 이 씨 명의로 수십 채의 빌라를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이들이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전세보증금 중 일부를 나눠 가진 후, 임차인이 있다는 사실을 속이고 대부업자 등 채권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고 대출금을 받아 나눠 가졌다"면서 "빌라에 근저당권이 설정된 뒤 후속 임차인을 구할 수 없어 피해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만든 점 등을 확인해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또 이 씨 일당이 "단순 리베이트를 목적으로 하는 전세사기를 넘어, 대부업자 등에게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기 위해 부동산 소유권을 취득하는 새로운 유형의 전세사기 범행을 저질렀다"며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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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sos@kbs.co.kr)